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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페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운영자입니다.
그림책을 즐기는 101가지 방법을 나눕니다.
<책과 가까워지는 아이 책과 멀어지는 아이>, <뚝딱! 100권 엄마랑 그림책 놀이>, <시작하는 그림책>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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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알사탕-백희나
유아-아름다운 책-클로드 부종
유아-고함쟁이 엄마-유타 바우어
유아-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존 클라센
유아-버스를 타고-아라이 료지
"문제집을 좀 사야겠어." 고입 일정으로 11월 초에 기말시험을 끝내고 핑핑 놀고 있던 둘째가 말합니다. 고등학교 준비를 해야겠다는군요. 노는 것 외에는 별 생각이 없는 줄 알았던 아이가 먼저 꺼낸 이야기라, 말만으로도 엄마는 이미 기특합니다. 큰아이의 입시를 치르면서 우리의 대학 입시란 아이와 부모의 삼각달리기라는 생각을 했어요.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넘어지며 때로는 절망하는 아이. 아이의 옆에서 부모는 끝까지 응원하며 끝까지 믿어주고 끝난 후에 비로소 지쳐야하더군요. 둘째에게 말했어요. "엄마랑 너랑은 이제 손 딱 잡고 같이 으쌰으쌰 걸어가야 해. 가다보면 어느 순간 목적지에 도달해 있을 거야. 그러니까 너무 겁 먹을 필요는 없어. 같이 가자." 고단한 입시의 세계에 들어설 아이와 『손에 손잡고』를 읽고 싶습니다. 너와 내가 손에 손잡고 걸어가다보면 조금 덜 외롭고 조금 덜 어려울 거라고. 길을 잃을 일은 없을 거라고. 손에 손잡고 저자 마크 스페링 출판 봄봄출판사 발매 2016.09.13. 손에 손잡고 우리들이 함께 걸어가는 동안 손에 손잡고 우리가 있을 곳은 바로 그곳. 세상은 놀랍도록 아름다워서 보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아. 네가 나와 함께해 준다면 나도 너와 함께할 거야. 무얼 망설이고 있니? 머뭇거릴 시간이 없어! 우리가 손에 손잡고 함께하면 정말 즐거울 거야. 주륵주륵 시원하게 비가 내리면 자박자박 물 튀기며 걸어갈 ...
목화씨 저자 조혜란 출판 글로연 발매 2024.11.09. 목화씨를 심었어. 검정 씨앗에서 두툼한 떡잎이 나올 때 흙이 들썩거렸어. 떡잎 사이에서 나온 새싹은 움츠리고 있었나 봐. 슬며시 일어나 나에게 인사를 해. 안녕! 가지들은 뻗어나간 물줄기 같아. 잎들의 의생김새는 하트, 불꽃, 그리고 자그마한 볼록이. 볼록한 건 봉오리였어. 노란 아기 꽃은 한나절 동안 피었다 연분홍색이 되고, 진분홍에 이르면 소리 없이 떨어져. 꽃이 있던 자리에는 열매가 맺혔어. 동글고 단단한 열매는 단맛이 나. 여름 해는 목화를 지켜봐. 목화도 해를 향해 가지를 뻗어. 목화는 이제 완전히 말라 버렸어. 활짝 피지 못한 꽃들은 흙으로 돌려보내. 땅에 심은 목화씨에서 싹이 돋아 잎이 나서 꽃이 피어 열매 맺고, 솜꽃 피어, 그 솜으로 실을 자아 티매트를 짭니다. 목화와 햇빛과 시간과 사람이 함께한 이 일련의 과정을 이야기 삼은 그림책이 『목화씨』예요. 조혜란 작가는 직접 키운 목화에서 수확한 솜으로 실을 자아 한땀 한땀 바느질을 했다고 합니다. 목화실로 만든 광목 위에 목화로 만든 천을 목화실로 바느질한 것이죠. 빠르고 편리하며 값싸기까지한 대량의 화학섬유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품과 시간과 정성이 고스란해요. 덕분에 이 그림책까지 한 권 한 권 손수 지은 듯 소중해져버리는 겁니다. 핸드메이드의 느림은 편안합니다. 순면의 감촉처럼요. 속도의 시대, 천천히의 가치와...
들개 저자 조원희 출판 롭(LoB) 발매 2024.11.11. 인간의 속박을 상징하는 파랑. 들개는 파랑 표지 밖으로 뛰쳐나가고 있습니다. 자연, 동물, 작고 소외된 것에 관심을 두고 작품 활동을 해온 조원희 작가의 신작 『들개』입니다. 176쪽의 글자 없는 그림책이예요. 펫샵에서 입양된 작은 강아지가 유기되어 들개가 되는 과정을 그려나갑니다. 여기에는 동물권 보호, 유기한 자에 대한 처벌 강화와 같은 주장은 없어요. 소위 '반려견'에서 어쩌다 인간에게 쫓기는 '들개'가 되었는지 다큐멘터리처럼 그저 덤덤히 따라갈 뿐이죠. 그 덤덤함이 오히려 인간의 무도함을, 현실의 비극성을 아프게 들춰냅니다. 표지부터 파랑색이 강렬합니다. 파랑 목줄, 파랑 울타리, 파랑 케이지. 이 책에서 파랑은 인간의 속박을 상징하죠. 마침내 들개가 목줄을 끊고 더 깊고 더 험한 산으로 도망치는 장면에서는 개의 야생성, 자유의 회복이 감지됩니다. 위험과 불안, 생존의 고독함을 대가로 치른 자유지만요. 들개. 버려진 개의 다른 이름. 반려라는 이름으로 키우는 동물조차도 인간을 위한 악세사리쯤으로 치부한 결과일 터. 그럼에도 멀어져가는 들개의 뒷모습에서 배어나오는 씁쓸하면서도 단 맛의 출처가 모호해 생각을 거듭해 봅니다. 어쩌면 펫샵에서 거래되어 오로지 인간만 바라보도록 틀지워진 애완의 운명에서부터 개의 삶은 이미 갇혀 있었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들개는 버려져서 마침...
인도 동북부 메갈라야 주의 주도인 '실롱'에서 60km 거리에 있는 산골마을 '콩통(Kongthong)'에는 '징르와이 아이오베이(jingrwai iawbe)'라는 독특한 전통이 있습니다. 이 전통에 따르면 신생아들은 이름과 함께 노래를 부여받는답니다. 노래는 그들의 또 다른 이름으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곧 그들의 정체성이 되는 거죠. 아이들 이름을 지을 때 이런 저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너무 흔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튀어도 곤란할 것 같고 부르기도 쉽고 예쁘기도 해야하고, 몇날 며칠 머리를 쥐어 뜯었지 싶어요. 지어 놓고 보니 내 감각이나 다른 사람들의 감각이나 어슷비슷해서 결국 시대의 트렌드에 충실한 이름이 되어 버렸지만요. 그림책 속 아이들도 이름 때문에 이런 일 저런 일을 겪어요. 너무 긴 이름이라서, 너무 튀는 이름이라서... 하지만 어떤 이름이든 결국 이름에는 내가 담긴다는 사실은 변함 없습니다다. 길어서 튈 수밖에 없는 이름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 묶어봅니다.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저자 소중애 출판 비룡소 발매 2013.01.03. 오래 살라고 기나기나 긴 이름을 지어줬지만 결국 그 이름이 귀한 자식의 발목을 잡는다면? 자식 사랑도 지나치면 곤란해요. 그래도 이름은 재밌다.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난 내 이름이 참 좋아! 저자 케빈 헹크스 출판 비룡소 발매 2008.04.1...
다 먹어 버릴 테다! 저자 에릭 바튀 출판 담푸스 발매 2013.12.20. 상세보기 악어인 양 커다란 입의 늑대입니다. 뾰족한 이빨은 듬성듬성해서 어쩐지 허기가 더욱 느껴집니다. 눈동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어요. 그저 입을 따악 벌리고 눈앞의 오동통한 돼지 엉덩이를 단숨에 삼킬 생각에 골몰하고 있습니다.“다 먹어 버릴 테다!”식욕을 돋우는 붉은 글씨의 제목은 지금 늑대의 뱃속이 얼마나 주려있는지를 강렬하게 보여주는 듯합니다. 제목과 똑같은 색깔의 붉은 면지 또한 늑대의 식욕만큼이나 강렬합니다. 앞표지와 함께 뒤표지를 펼쳐봅니다. 웬걸. 늑대의 뒤에도 시커멓고 커다란 무언가의 입이 쫓아오고 있습니다. 늑대도 단박에 잡아먹힐 운명인 거죠. 스스로의 굶주림에 정신이 팔린 늑대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호기심이 동합니다. 늑대 씨는 몹시 배가 고팠어요. 그래서 온갖 것을 그저 통째로 꿀꺽꿀꺽, 와작와작 먹어치우기 시작합니다. 산양과 엉겅퀴, 곰과 꿀벌 떼, 시원한 구름에, 날아가는 새까지...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니 말이에요. 심지어 산 하나를 덥석 삼켜도 허기는 여전합니다. 어느 날 뚱뚱해진 자신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늑대 씨는 살을 빼기 위해 병원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의사와 간호사까지도 덥석 먹어버리고 말아요. 마침 그곳에서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병에 걸린 무지무지 커다란 늑대를 만납니다. 아, 알겠...
내 방귀는 특별해 저자 스테번 폰트 출판 작가정신 발매 2006.11.06. 상세보기 유아는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다른 이의 시선에서 자기를 바라볼 줄 알게 되면서 자아개념을 발달시킨다고 합니다. 건강한 자아개념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는 각자 다르며, 모두가 더없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와 같은 유아의 내적발달 욕구를 담쏙 짚어내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모든 존재는 특별하다’는 중량감 있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낸 그림책, 바로 『내 방귀는 특별해!』입니다. 어느 날 스컹크 야코부스는 특별한 동물잔치의 초대장을 목에 건 공작새를 만납니다. 야코부스도 동물잔치에 가고 싶은데 ‘특별한’ 동물이 아니라서 초대장을 줄 수 없다는 냉정한 말을 듣게 되지요. 실망한 야코부스는 터덜터덜 길을 걷다 기린, 표범, 코끼리와 독수리를 만납니다. 그들은 모두 ‘자랑스럽게’ ‘뽐내면서’ ‘의기양양하게’ ‘우쭐대며’ 누구보다 특별한 동물인 자신들이 특별한 동물잔치에 초대되었다고 말합니다. 속이 상한 야코부스, 집으로 돌아와 이불을 뒤집어쓰고 눕지요. 하지만 이내 동물 잔치장에 구경 가기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자신의 특별함을 보여줄 기막힌 방법을 떠올렸거든요.의아해하는 동물들에게 야코부스는 어마어마한 방귀를 뀌어대는 것으로 자신의 특별함을 보여줍니다. 그제서야 동물들은 배를 잡고 웃습니다.“세상에, 방귀 냄새가 코를...
집으로 가는 길 저자 히가시 지카라 출판 개암나무 발매 2009.06.15. 상세보기 내 마음을 콕콕 짚듯 풀어내는 이야기에 끌리는 것은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본능과 같을 겁니다. 여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마음 한가운데를 덥석 짚어내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하굣길, 도로의 하얀 선만 밟고 집으로 가겠노라 마음먹은 하늘이의 이야기, 『집으로 가는 길』이 그것입니다.책표지엔 도로의 하얀 선 앞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사뭇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는 남자아이, 하늘이가 보입니다. 뭔가 대단한 결심이라도 한 듯하네요. 맞아요, 하굣길에 하늘이는 문득 결심했거든요. 도로의 하얀 선만 밟고 집으로 가보기로 말이지요. 그 순간 마냥 지루했던 일상의 하굣길이 흥미진진한 판타지 세계로 돌변합니다. 옛이야기 속의 수많은 인물들이 그랬던 것처럼 하늘이의 집으로 가는 길 또한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험의 세계로 다가옵니다. 사진출처 : 인터파크도서 집으로 가는 길이 낯선 모험의 세계가 되어버린 것은 아이다운 기발한 상상력이 발휘되었기 때문입니다. 별 생각 없이 건너다니던 횡단보도가 오늘만큼은 기합을 넣고 건너야 할 높다란 낭떠러지로 변신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게다가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들의 등장은 모험을 더욱 모험답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같이 놀자 속삭이는 잠자리와 커다란 집게발로 하늘이를 부르는 가재가 하늘이의 결심을 흔드는 유혹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