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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 : 엄마는 영화가 되겠지 _ 8

8 당신은 분명 여자의 몸이 어떤 건지 알 수 없으시겠죠 나는 병들어 죽어가는 내 어머니의 육체를 알고 있습니다 _ 롤랑 바르트 - 엄마는 꺼져가는 눈으로 병실에 앉아 있었다. 그 눈은 아들은 위해 남겨둔 한 줌의 빛이었으니 나는 그 빛 한 줌을 겨우 건네받을 수 있었다. 5월 7일 일요일 병실에서 나를 본 엄마는 숨을 헐떡이며 앉아있었고 아프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 아파. 아파. 항상 엄마에게서 들어오던 아들이란 말과 너무나 다른 그 온도. 나는 그 온도가 두려웠다. 어린 시절 항암치료 도중 잡았던 엄마의 손과는 전혀 다른 두려운 온도. 깊이 더 깊이 나는 엄마에게 몰입했다. 엄마의 고통이 나에게로 전이되어 너무나 괴로운 숨을 내쉬며 말했다. 엄마. 엄마. 그러면 엄마는 다시 고통스럽게 아파. 아파. 그랬다. 그토록 처참한 심연의 하모니를 이해할 수 없던 아빠는 자리를 피했고 이모는 병실 한편에서 언니와 조카를 묵묵히 지켜봤다. 엄마가 엄마로서 아내가 아내로서 언니가 언니로서 살아있던 마지막 순간. 한 여자의 일생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엄마는 힘겹게 쥐고 있던 그 한 줌의 눈빛에 아들을 담고서 혼을 놓았다. 엄마의 눈빛이 꺼진 그때 아들의 숨도 끝이 났다. 아니. 붙잡아야 했다. 엄마의 눈빛은 꺼졌어도 숨이 남아있었다. 그 숨이 끝나는 순간까지 나는 엄마의 아들로서 제 몫을 다해야 한다. 아직 고아가 아니다. 난 아직 고아...

paper : 엄마는 영화가 되겠지 _ 7

7 어느 여름 날 공원 그늘에 앉아있던 영희는 따사로운 햇볕을 받은 나뭇잎보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이 좋다 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인생은 가냘프고 아리따운 꽃과 같아라 - 은진이 깊이 잠든 새벽에 전화가 왔다. 평소에는 잘 듣지도 못하면서 그날따라 유난히 크게 들렸다. 다급한 벨소리가 꺼지고 떨리는 이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훈아. 빨리 병원으로 와야 될 것 같아. 검정색 옷을 챙겨야겠다고. 참 이상하게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검정색 옷을, 내가 가지고 있는 옷들 중에서도 가장 단정한 검정색 옷을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비행기표를 알아보겠다고 이모에게 말했다. 목소리가 떨리던 이모는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는지 곁에 있던 의사에게 전화를 건넸다. 이영희 환자분 아드님 되시죠? 힘드시겠지만 지금 바로 제주로 내려오셔야 할 것 같아요. 난 어쩌면 그때부터 엄마와의 이별을 준비했나 보다고. 평소에는 혼잣말을 그리도 잘 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탈 수 있는 가장 빠른 비행기를 예약하고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로션을 바르고 머리를 말렸다. 엄마를 보러 가는 길에 단장하던 내 모습 그대로 하나씩 하나씩. 서두르고 싶진 않았다. 이런 내가 이상한 건 아닌지 지레 겁을 먹기도 했지만 그러면 안 될 것 같았다. 냉장고 문은 잘 닫혀있는지 수도는 잘 잠겨있는지 보일러는 잘 꺼져있는지 확인하고, 런던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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