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평 : 직구 승부. 그리고 파울 홈런.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A book must be the axe for the frozen sea inside us) 프란츠 카프카의 명언은 우리가 책을, 특히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잘 나타낸다. 평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실을 다시 돌아 보게 하고 가치관, 신념, 지식과 지혜를 뒤흔든다. 이 과정에서 때때로 불편함을 느낀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대표작 『채식주의자』가 그렇고 일본에서 손꼽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치카와 사오의 작품도 마찬가지다. 밀리의 서재에서 읽을 수 있는 추천 일본 소설 『헌치백』은 2023년 가장 화제가 된 작품이다. 저자는 근력이 점점 약해지는 '선천성 근세관성 근병증'을 앓고 있는 중증 장애인으로 인공호흡기와 전동 휠체어 등을 반드시 이용해야 할 만큼 몸이 불편하다. 그런 저자가 쓴 『헌치백』은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으며 일본 기준, 출간과 동시에 30만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종이책을 읽는 자유 밀리의 서재에서 『헌치백』을 클릭한 건 분량이 굉장히 짧았기 때문이다. 종이책 기준 140쪽 밖에 되지 않는데, 수상 소감이나 옮긴이의 말을 제외하면 조금 긴 단편소설이나 중편소설로 봐도 될 정도의 분량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주인공 샤카...

평범해 보이는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가 이토록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을까. 파울로 코엘료의 장편소설 『연금술사』 속 산티아고의 여정은 마치 우리 삶을 비추는 거울 같다. 반복되는 꿈, 안전한 일상을 벗어나는 용기, 그리고 끝없는 의심과 두려움. 그가 마주하는 모든 순간이 낯설지 않은 건, 우리 모두가 각자가 '개인의 전설'을 찾아 헤매는 순례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매력은 겹겹이 쌓인 의미의 은유에 있다. 표면적으로는 모험 소설이지만, 한 겹 벗기면 영적 성장을 다룬 우화가 또 그 아래에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사유가 숨어있다. 마치 사막의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문장들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선물한다. 사진 출처 : 연금술사 일러스트 판본(이하 동일) 우리 모두가 이해할 수 있지만 대부분 잊어버린 이 근원적 언어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잃어버린 무언가를 일깨워 준다. 때로는 바람이, 때로는 태양이, 때로는 사막의 모래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마치 오래된 진리처럼 가슴에 와닿는다. 전세계 800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테디셀러인 이유는 분명하다. 『연금술사』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 각자의 내면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산티아고가 찾은 보물처럼 이 책 속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세 권(초판 · 일러스트판 · 필사 한정판)이나 소장하고 있다. 각기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