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전, 선방 창가에서...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제대로 읽고 있지 못하는 지눌 스님 수심결. 일주일이 순삭이라 정신 차리면 토요일 아침이고 눈 뜨면 화요일이고, 눈 뜨면 목요일이고, 또 일요일 2시다. 이렇게 늘 그 시간이 되어서야 미리 했어야 하는 일들이 떠올라 안.타.깝.다. 무계획 속에 사는 것 같아 약간 씁쓸하네. 슬프다. 지금 사람들이 미혹하여 온 지 오래라서 자기 마음이 참 부처인 줄 알지 못하고 자기 성품이 참 법인 줄 알지 못하여, 법을 구하고자 하면서 멀리 모든 성인에게 미루고 부처를 구하고자 하면서 자기 마음을 관(觀) 하지 않는다. 지눌, 수심결 알아차림. 분별심을 내려놓는다. 모든 것은 내가 하는 것이다. 점심을 먹자고 하여 공양을 뒤로하고 전화를 했는데 안 받네... 경내를 돌다 작은 나무에 부담스러울 듯이 주렁주렁 달린 탱자를 보았다. 키가 70cm가 채 안 되는 듯한데 7-8개가 달렸다. 대단하다. 기다리다 다시 공양간으로 갔고 비빔밥과 초파일이라고 나눠주신 시루떡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이어 담선을 하고 있었는데 그제야 오는 전화. 동네 도착할 시간으로 대략 약속을 잡았지만 생각 없이 도반님들 따라 차를 마시러 갔다. 조금만 있다가 가려다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니 두 번의 전화를 더 받고 나서야 부리나케 걸었다. 쉽게 얻어지지 않는 그 마음은 언제쯤 느낄 수 있을까. 스벅에서 티타임. 저녁은 맛...

<연탄 한 장>과 『백석평전』으로 기억하는 시인이다. 『연어』 도 있구나. 시인의 연탄 한 장에서 부지불식간에 내 삶을 되짚어보게 된다는 게 늘 신기하다. 가끔이지만 똑같은 감정이 일어 또 반성하게 된다. 이 순간 시인의 눈길이 머문 곳은 어디일까? 지금은 무얼 바라보며 사유하고 있을까? 1부 입술과 입술이 맞닿기 직전 2부 새라도 날아와 울어주었으면 3부 나는 너다 4부 나는 누구에게 물들어 가야 하는지 5부 시적인 순간 책에 실린 문장들을 통해 조금은 알 수 있다. 짧지만 가볍지 않은 문장이 이곳저곳으로 이끈다. 어떤 문장은 휘리릭 지나가고 어떤 문장은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그 끝은 편안해지기도 하고 뒤엉켜 지루하기도 했다. 내 맘을 헤아리는 것도 이리 어려운데 다른 사람을 향해 서툰 건 당연하지 않나 합리화도 해본다. 안도현의 문장들은 자연을 담은 풍경과 함께 한다. 그래야 할 것이 그냥 한가하게 넘길 페이지가 별로 없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지긋이 바라보며 머물라는 듯이 문장이 자연이 끌어당긴다. 이럴 때 자연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내뿜듯 하다. 뭔가 머리가 복잡해서 비우고 싶을 때 읽으면 좋겠다. 잠시 접어두는 것만으로도 그냥 그렇게 흘러가버리기도 하니까. 39 가까이 산비둘기가 운다. 서럽게 울다가 한참 그쳤다가 또 운다. 무슨 생각인가 하다가 다시 운다. 슬픔이 넘쳐 목멘 듯 너무나 간절한 듯 쉬었다가 운다...

중국 대표 불경 연구가 페이 융이 쓴 반야심경 마음공부. 반야심경을 외우며 의미를 새기기 위해 읽었다.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인생이 편안해지는, 이 경지까지 이르려면 길이 너무 멀겠다만 그래도 외울 때만큼은 집중을 해서 그런가 마음이 편해졌다. 이러면 염불선이 되는 건가 반야심경은 260자로 되어 있지만 600권에 달하는 반야바라밀경의 핵심을 응축해놓았다. 익숙한 색즉시공, 공즉시색, 고집멸도 등이 반야심경에 나오는 말이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모지 사바하가 반야심경의 주문이다. 알게 모르게 익숙한 단어들이 반야심경의 말씀이라니 신기하고 더 흥미로웠다. 이제야 표면적이더라도 제 뜻과 출처를 알게 된 것이다. 260자지만 말 그대로 방대한 양을 응축해놓은 거라 글자로는 이해해도 깨쳐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깨치고 싶다는 마음은 간절해진다. 반야심경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空이다. 모든 것이 공이라는 개념을 깨우치면 삼라만상에 끄달릴 일이 없다. 공한 가운데 벌어지는 현상은 그저 내 마음의 투상일 뿐이다. 1장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반야심경의 지혜 2장 단단한 마음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진실 3장 인생의 비밀은 일찍 알수록 좋다 4장 불행한 일이 닥쳤을 때 대처하는 법 5장 굴곡 많은 세상사에 의연해지는 법 6장 생활 속 근심 걱정 다스리는 법 7장 현재를 사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8장 반야심경을 외우면 마음이 강해진다 반야바라밀다...

날짜를 되새기자마자 세월이 언제 이리 갔나... 식상한 멘트가 절로 나온다. 죽을 때까지 나올까나. 6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별일 없이 갔다. 아니 나를 애먹이는 컨슈머가 있었구나 ㅡ.ㅡ; 화요일 요가 가기 전 5:30 나의 아침. 월요단식을 끝내고 유지형을 지속 중인데 이번 주는 참지 못하고 고구마를 3개나 먹었다. 괜찮아. 1차 목표였던 공복 혈당 수치가 안정권에 들어갔다. 다른 수치도 다 좋아짐. 요가를 다녀와 당근으로 시작한 하루. 삶의 일부처럼 하겠다고 망설임 없이 춘하추용 요가 레깅스를 세 개나 샀다. 색이 넘 예뻐서. 미쳤어. 거기다 여름이라고 생각 없이 밝은색만 샀다. 코랄과 인디고 계열 두 벌 남기고 시착도 안 해본 인디핑크는 당근에 내놨다. 조거를 샀어야 했는데 거기까지 생각을 못함. 하양 상의는 비쳐서 내놓고 차콜색은 너무 끼어서 내놓고 ㅜㅜ 결국 쿠팡에서 저렴이로 다시 구매했다. 초보자의 운동복 구매 폭망. ㅜㅜ 한 가격하는 운동복 쇼핑으로 제대로 배운 기분. 아이 기말고사라고 학교 기출문제를 프린트하러 도서관에 이틀 연속 갔다. 카드 구입해야 하는데 현금 없고, 겨우 산 거 잃어버려 또 사고 ㅡ.ㅡ; (다행히 금요일 찾았다) 다른 엄마들은 다 알아서 해준다는데 나는 핑계 아닌 핑계로 안 하다 쌓인 원망을 들었다. 학원도 안 가고 혼자 하는데 프린트도 못해다 주냐며... 급 커피 자판기가 눈에 보여 한번 먹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