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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참여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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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이선 프롬》 이디스 워튼

<이선 프롬> 이디스 워튼 / 민음사 이디스 워튼의 쌍둥이 소설이라고 불리는 <이선 프롬>과 <여름>을 함께 읽었다. 개인적으로 황량하고 추운 풍경을 가진 이선프롬이 더 좋았다. 내면에 넘실거리는 욕망과 황폐한 결말도 인상적. _ 소설을 펼치자 걸음을 옮길 때마다 절룩거리는 다리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함이 느껴지는 표정을 가진 쉰 두살의 이선 프롬이 묘사된다. 그의 얼굴과 몸에 새겨진 사연을 따라 과거의 이야기가 회상된다. 그의 농장은 빈 주머니처럼 항상 비어 있어 겨우 입에 풀칠을 할 정도다. 프롬이 가진게 하나 더 있었는데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하게 해준 아픈 아내였다. 아내와 함께 하는 일상을 통해 그의 진짜 욕망이 자기 안에 너무나 깊숙이 파묻혀 있음을 어렴풋하게 느끼게 된다. 그러다 매마른 그의 집에 집안일을 도와줄 젊고 생기 있는 '매티'가 찾아온다. 그녀의 활기는 프롬에게 희망과 행복감을 주었고 그가 점점 그 이상의 어떤 것을 상상하고 갈망하게 해준다. 매티를 바라보며 그동안 프롬이 자유를 포기한 어둡고 침울한 인생을 살아왔음에 스스로 절망을 느끼게 된다. _ 욕망과 윤리의 압박 사이에서 갈등하는 프롬의 내면 묘사를 작가가 정말 잘 표현해 낸 듯하다. 출간된지 이미 백년이 넘은 이 작품이 아직까지 재밌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_ "들어와요." 그가 말했습니다. 그가 말하자 웅엉거리는 목소리는 잠잠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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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파쇄》 구병모

<파쇄> 구병모 / 위즈덤하우스 ㅡ 과거에 재밌게 읽었던 <파과>의 외전. 이름도 비슷한 <파쇄>는 주인공이 킬러가 되기까지의 잔혹하고 살벌한 훈련기를 그린 짧은 소설이다. 꼭 '파과'를 읽지 않아도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 ㅡ 깊은 숲 속 산장에 쓰러져 있는 주인공. 손과 발은 묶여있고 정신이 돌아오면서 천천히 이곳에서 지나간 일들을 복기한다. 한 남자와 동행했고 일정기간 동안 그의 훈련을 패스하면 킬러로 인정받아 이름을 얻고 살아가게 된다. 초반의 훈련은 그녀의 몸짓에 작은 망설임이 담긴다. '진짜 확실히 찔러도 되나... '하는 애매한 생각의 파도에 단 몇초지만 멈칫거린다. 하지만 그 순간적인 망설임으로 그녀는 엄청난 육체적 고통을 감당해야 한다.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그녀의 몸동작도 좀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변해간다. 그 움직임에 남자의 손이 더는 닿을 필요가 없어질만큼 나날이 날카로워진다. 이제는 그녀의 몸 자체가 언제든 찌를 수 있는 부수는 무기가 된 것이다. 가장 놀라운 점은 문장 속에서 속도감이 느껴진다는 것. 액션영화를 본 것처럼 무게감 있는 현란함이 글 속에서 보여진다. 이렇게 쓰기 위해 작가는 머리속으로 얼마나 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렸을까... 진심으로 감탄과 박수가 나왔다. 한 0.5초쯤? 망설였어. 맞지? 내가 이 새끼를 정말 찔러도 될까, 그어도 되나, 대가리를 애매하게 굴리니까 안 되는 거야.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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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 《유괴의 날》 정해연

<유괴의 날> 정해연 / 시공사 _ 아픈 딸을 구하기 위해 남의 딸을 납치한 남자. 납치범 명준은 뭔가 좀 허술하고 실수 투성이다. 납치되어 깨어난 부잣집 딸 로희는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은 상태고, 이때 곁에 있던 초보 유괴범 명준을 아빠라고 생각하게 된다. 조급해진 명준은 서둘러 부모에게 돈을 받기 위해 연락하지만, 곧 부모 모두가 살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점점 꼬이는 사건 중심에 명준이 있고 , 납치된 로희는 아빠라고 대답한 이 호구같은 남자를 조금씩 의심하게 된다. _ 유괴를 통해 가족 계획이 새롭게 재편된다. 같은 핏줄이어야 가족이 아니라 긍정적인 유대가 연결되면 가족의 형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도 생각된다. 남보다 못한 가족도 있으니... 효자손이 겨누어진 채로 정적이 흘렀다. 아이의 눈이 빛나고 있다. 저 아이는 정말로 기억을 잃은 걸까. 뭘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침묵의 방 안에 명준의 침 삼키는 소리만이 크게 들려왔다. 이윽고 로희가 입을 열었다. "밥." 유괴범인 명준에게 내려진, 유괴 아동의 첫 지시였다. 유괴의 날 저자 정해연 출판 시공사 발매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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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 《이네스는 오늘 태어날 거야》 과달루페 네텔

<이네스는 오늘 태어날거야> 과달루페 네텔 / 바람북스 소설에서 등장하는 여성들을 보면서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냐 하지 않느냐에 따른 삶의 형태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개인이 가지는 모성애의 차이와 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주인공 라우라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서 자유롭게 연애가 가능한 비혼 여성이다. 그녀는 출산을 바라는 연인에게 깜짝 놀라 바로 산부인과로 달려가 나팔관을 묶어버릴 정도로 비출산에 대해 확고했다. 이후 연인과의 관계가 무너져버릴때도 시술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 자부한다. 한때 라우라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절친 알리나는 마음이 변해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싶어한다. 하지만 힘들게 낳은 알리나의 아이는 뇌가 자라지 않는 선천적인 병을 가지고 있었다. 알리나는 아이가 태어날 때에 맞춰 아이의 방을 준비해야할지, 무덤을 준비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 문제가 많은 아기인 이네스는 예상과는 다르게 잘 태어나고 남들과 다르지만 어쨌든 자라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네스를 둘러싼 여성들의 다양한 모성애가 보여진다. 출산을 하든 안하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이 일을 통해 여성의 삶과 모성애에 대해 그 의미를 짚어보게 한다. 모성은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인데, 참 복잡하고 감정적이다. 여기엔 두려움도 있고, 걱정, 불안, 사랑, 기대도 있다. 출산하는 순간 이것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기에 두려움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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