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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 또 도졌습니다. 새로 알게된 곳에의 집착말이죠. 이번에도 역시나, 알리오님께서 알려주신 곳입니다. --- 이젠 신선하지도 않은 '대체공휴일'로 인한 짧은 연휴의 시작이었던 금요일의 퇴근 후, 집앞에서 조교수를 픽업해 바로 달려갔습니다. 점심도 먹지 않았던 이 날, 첫 방문 때 먹어봤던 또한 먹어보지 못했던 메뉴들을 저의 위장이 허(許)하는 한 모두 맛보겠다는 작심(作心)을 하고서... 위장의 즐거움을 위한 간장의 고생을 위로하며... 조교수도 이집에선 유자하이볼을 마시겠다고... 첫 날의 마지막이었던 새우겨자냉채로 두번째 방문을 시작했습니다. 상큼한 맛이 술마실 기대를 한껏 상승~ 오늘은 평소처럼 소주로... 알리오님께서 선물해주셨던 muddler의 데뷔. (첨엔 거꾸로 꽂았었습... ^^;;) 구워주시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잠시 후 받아든 닭안창살 구이 조교수도 감탄을... 안주가 술을 부르고... 이젠 생선구이뿐 아니라 야채구이도 좋아하게 된 50대 중반의 남자 으~른이 됐습니다. 방울양배추 구이가 이렇게 맛있다는 걸 역시나 50대 중반이 되어서야 알게됐네요. 도미머리구이 2~3년 전만해도 꿈도 꾸지 않았을 주문이었죠. 사시미된장무침을 서비스로 주셨습니다. 먹구 싶은 거 이야기하다, 마 구운 게 맛있더라 말씀드렸더니 바로 구워주셨... ^^ 조만간 메뉴에 넣어질 수도 있을... 서비스도 받았겠다, 작심도 하고 왔겠다, 술...
아들을 군대에 보낸 뒤부터 부쩍 --- '어느덧'이란 단어를 자주 떠올려보게 되네요. 박상병의 제대도 '어느덧' 5개월이 채 남지 않았을만큼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시간은 정말/참 빠르게 흘러가는군요. 그렇게, 만난지 '어느덧' --- 한 세대(generation)의 기준이 되는 30년에서 조금 모자라는 시간이 흐른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1997년 8월부터, 지금은 사라진 Hershey hall - 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허쉬 초컬릿을 만든 분의 기부로 만들어진 기숙사였죠. - 에서 7개월 여간 함께 머물러있었던 사람들이죠. 나이도 하필(?) 1968-1969-1970년생으로 쪼로록 붙어 있는 저희 셋은, 비록 전공은 달랐지만 많은 한국 유학생들 중에서 유독 가까이 지냈었었고, Hershey hall이 폐쇄된 후에도 Sepulveda Blvd. 어드메 사거리의 대각선에 살게되어 주말이면 조교수까지 네 명이 밤새 이야기하며 (박사과정 첫 해이자 IMF 때였던) 그 시절의 고달픔을 함께 나누기도 했었었던, 이후 모두 귀국한 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종원군과 함께 만난 후로부턴 각기 포도삼촌과 딸기삼촌으로 명명되어졌던, 그런 사람들입니다. 자주는 못만나지만, 송년회는 잊지않고 함께 해온지 꽤 됐습니다. 24년 11월 중순 즈음, 송년회 날짜를 잡았고, 1주일에 최소 4~5일의 술약속이 있다는 ...
대온실 수리 보고서 저자 김금희 출판 창비 발매 2024.10.04. [ 독서 기간 : 2025.02.17.(월) ~ 2025.02.24.(월) ] 문학적 감성의 한계인지 혹은 취향의 차이인지를 두부 자르듯 명확하게 가늠할 수는 없습니다만 --- 유명세 때문에 구입했던 이 작품이 왜 이렇게 좋은 평을 받았으며, 지금도 여전히 꽤 높은 판매 순위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저는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다 읽은 후에 짧게나마 흝어 본 온라인 서점의 몇몇 감상평을 (저의 이해에 따라) 요약해 보면, 이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기나긴 시간대에 걸친 갈등의 해소'가 호평의 이유라 읽히는데, 그건 작가가 애초부터 설정해놓았던 방향이었기에[1] 당연히 그러할 수밖에 없는 '작가의 의도'라 이해하는 '저'라는 독자는 그같은 점으로부터의 감동도, 심지언 --- 대한민국 출판계의 절대 권력자인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읽는 재미가 최고"란 평(評)에마저 또한 전혀 동의가 되지 않습니다. 이게 취향의 차이라 보기에 너무 큰 간극이라면[2] 그냥 제 문학적 감성의 한계라고 해두는 걸로... [1]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내가 소설로 가본 가장 폭넓고 긴 시간대이다.(p409) [2] "자유로를 운전해서 가는데 열어놓은 창문으로 강물 냄새가 들어왔다."(p74) : 일산에 거주하고 있는 제게 이 문장은, 좀 심하게 적어보자면, '작가의 유치한 문학적 허...
5년 여간 근무하던 직원의 환송회식이 지난 금요일에 있었습니다. 그의 개인적 사정과 회사의 방침이 합쳐져 나온 아쉬운 결과였지만, 그간의 수고와 앞날의 계획에 대한 격려를 나누는 훈훈한 자리이기도 했었죠. 그 직원의 사직에는 저의 판단도 적잖이 개입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으나 --- 알리오님댁 먹벤 1호의 대학 합격에는 제가 일조한 부분이 전혀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예매하고 주차장에서 차에 시동을 막 건 순간 날아온 알리오님의 문자 - 한 턱 쏘겠습니다! 에 영화도 취소하고 주말의 축하 음주 자리를 가졌습니다. 1차에서 맛있고 편안한 자리에서의 식사로 알리오님과 고쌤의 노고 덕분에 거한 대접을 받곤, 2차론 여기 꼭 가야한다 두 분이 강력하게 주장하셨던 곳으로 왔죠. 색감이 좀 어색하네요. 이 날은 네 명 모두가 술을 꽤 마셨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자리가 자리였던지라 더더욱 즐겁게 웃으며 이야기 나누었던... 궁금했던 사케가 마침 있어, 먹벤 1호의 대학합격을 축하하며 2차에선 제가 한턱 쐈... 사시미 된장무침 첫 스타트의 안주로 좋네요. 이 분들의 세상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저흰 이 분 세대에게 좋은 자리 만들어주는 것으로 사회에서의 역할을 마무리하면 될... 닭안창살 구이 맥주 맛있어요. 이 친구도 요물 상선여수 두 병 비우고 도쿠리 추가 깔끔한 마무리의 새우겨자냉채 (긴 귀파개 아닙니다.) 쇠젓가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