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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린 눈이 다 녹지 않았다. 내리는 햇살에 남은 눈도 곧 녹을 것이다. 추위는 조금 누그러졌다. 하루 사이에 다른 풍경이다. 세찬 바람과 함께 눈이 내리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누구가 이 눈이 크리스마스에 오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올해는 열흘도 남지 않았다. 아쉽기도 하고 왠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도 크다. 동지였던 어제는 두 명의 친구가 왔다. 눈을 뚫고 온 친구들, 포장 해온 뼈다귀 해장국을 먹으면서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해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치 이야기를 하다니, 나이가 먹은 거라고. 밤이 가장 짧은 동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두 친구는 동지가 지나면 봄이 오는 거라고 말했다. 우리는 벌써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탄핵의 결과 그 이후를 말이다.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친구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친구가 문 앞의 택배 상자를 안으로 넣어주었다. 올해의 마지막 책이다. 크리스마스니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문한 책이라고 할까. 한강의 『디 에센셜: 한강』, 겨울이니까 『소설 보다: 겨울 2024』, 리뷰가 좋아서 궁금한 에드나 오브라이언의 『8월은 악마의 달』과 안톤 체호프의 『상자 속의 사나이』까지 네 권이다. 소설 보다: 겨울 2024 저자 성혜령,이주혜,이희주 출판 문학과지성사 발매 2024.12.09. 8월은 악마의 달 저자 에드나 오브라이언 출판 민음사 발매 2024.10.18. 상자 속의 사나이...
연말이다. 또 한 해를 살았다.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아쉬움뿐이다. 그러다 문득 생각한다. 무엇이 그리 아쉬운가. 무엇이 그리 부족한가. 아니다. 모든 게 감사하다. 지금 이 시간에 여기 있다는 것. 무탈하게 지내왔다는 것. 속 시끄러운 일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때마다 다음으로 이어왔다는 것. 올 12월은 특별한 달이 될 것이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탄핵 가결, 촛불 집회.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모두가 뜨거웠던 순간. 앞으로의 과정도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저마다의 삶을 살아간다. 누군가 고민의 시간을, 누군가 고민을 끝내고 선택의 시간을, 누군가 이전과 다른 삶으로 나갈지도 모른다. 박노해의 사진 에세이 『다른 길』에서 이곳이 아닌 그곳의 삶, 다른 삶을 마주하며 나의 삶을 생각한다. 우리 인생에는 각자가 진짜로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 나에게는 분명 나만의 다른 길이 있다. 그것을 잠시 잊어버렸을지언정 아주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지금 이대로 괜찮지 않을 때, 지금 이 길이 아니라는 게 분명해질 때, 바로 그때, 다른 길이 나를 찾아온다. 길을 찾아 나선 자에게만 그 길은 나를 향해 마주 걸어온다. 나는 알고 있다. 간절하게 길을 찾는 사람은 이미 그 마음속에 자신만의 별의 지도가 빛나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진정한 나를 찾아 좋은 삶 쪽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에게는 분명, 다른 길이 있다. (「그 길이 나를 찾아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시작은 누군가에게 쉽고 누군가에게는 어렵다. 남들이 보기에 뭐든 쉽게 시작하는 것 같지만 정작 본인은 어려울 수 있다. 막상 시작하고 보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말이다. 어쨌든 시작해야 알 수 있다. 시작하는 마음의 시작은 어디에서 올까. 시작하는 마음에 필요한 건 뭘까. 시작하기를 주저하는 마음을 독려하는 힘은 뭘까. 시작을 테마로 한 『시작하는 소설』을 읽고 한 동한 ‘시작’에 붙잡혀 있었다. 시작해야 할 것을 미루고 있는 내가 보여서, 미리 실수나 실패를 예상해서 시작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시작하는 소설』 은 새해가 되면 작성하는 어떤 목표들이 자동으로 따라온다. 새 학년, 취직, 연애, 운동 같은 것들이 떠오를 것이다. 작심 3일로 그친 운동, 100권 읽기 같은 보통의 목록. 그런 맥락에서 김화진의 「근육의 모양」은 가장 친근하고 익숙한 시작을 들려준다. 소설은 필라테스와 담배를 동시에 시작한 재인과 재인의 필라테스 강사 은영의 이야기다. 재인은 ‘해 본 것’ 리스트를 작성하는데 두 가지를 추가할 수 있었다. 얼핏 ‘해 본 것’이라고 하면 그냥 해보았을 뿐 아무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해보았다는 건 그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닌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해보았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잘하거나, 성공 같은 것과는 별개로 더욱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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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일기 -황정은
시/에세이-마음사전-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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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환한 밤-조해진
소설-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