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키워드 62
2022.10.26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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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허지원

저자는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이며 임상심리전문가이다 부서진 마음으로 위태로운 사람들에게 심리치료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보여준다면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뇌과학 연구를 시작하였다. 당신은 당신이 알고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누군가 당신을 칭찬한다면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물러 불필요한 미로를 구축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즐거운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자존감이 건강한 수준으로 높은 사람은 나의 진심이 타인에게 받아들여지는 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자신감만 높은 사람들은 반드시 진심은 통할 거라는 어리석은 자기애적 다독임에 빠져 주위 사람에게 자신을 알아달라고 채근합니다. 지금의 나는 타인과 안정적인 관계를 맺을 만큼 적당히 불안전하고 적당히 안전하다 나는 흔들리지 않고 현재의 나와 나의 사람을 지켜내겠다. 이것은 나의 삶이다. 우울 환자의 우측 해마 부피의 10% 좌측 해마 부피의 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에게서 우울증이 확인된 그래서 유전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우울증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자녀의 해마 부피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연구도 있었다. 뇌과학은 우울증이 어떻게 생기고 뇌에서 어떤 기능이 부족하니 어떤 방법이 있고 다양한 실험에 결과들을 알려준다.결론은 규칙적인 운동과 꾸준한 공부 항우울제 복용 그리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제대로 된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

2021.08.11
2023.07.11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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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관련 책 추천 / 기후미식 /모두를 구하는 생존 식습관

기후미식 모두를 구하는 생존 식습관 밀리의 서재 기후미식 기후미식 저자 이의철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22.08.17.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이자 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약을 먹어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생기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스스로 채식을 시작하게 되었고 10년넘게 자연식물식을 실천해 오고 있다. 이 책은 다른 환경책하고는 다르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이 아닌 흡수를 증가하는 방법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고 다양한 생명들이 이를 더 많이 저장하도록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의 식단을 최대한 식물성으로 전환해야 한다. 인류의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비만, 심뇌혈관질환, 암, 자가면역질환, 치매등의 건강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방법이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소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인류의 건강을 위해서 동물성 식품을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독자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지구도 살리고 환경도 보호하는 식단은 우리의 건강도 지켜준다. 우리가 먹는 것이 지구의 미래다. 온실가스를 직접 줄이는 활동은 무엇일까? 육지의 숲과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고 다양한 생명들이 이를 더 많이 저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 lvnatikk, 출처 Unsplash 당신이 먹는 음식이 당신이다. ...

2023.07.03
2024.05.13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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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무라카미 하루키 | 그의 소설에 왜 섹스 장면이 없을까 | 하루키의 세계 | 소설 책 추천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소설에 왜 섹스 장면이 없을까? 하루키 소설에는 섹스 장면이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이는 독자들 때문에(섹스장면에 불편해하는 독자) 이번엔 섹스 장면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 말하는 이가 있었다. 내가 읽고 느낀 하루키는 누군가 때문에 자신의 스토리를 넣고 빼고 하는 작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섹스 장면이 없을까?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하나의 빅 픽처이다. 하나의 꿈으로 해석해야 한다. 꿈은 과거, 현재, 미래가 없다. 평행세계이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이해하려면 꿈의 언어인 상징을 알아야 한다. 꿈에서 누군가와 섹스하는 장면이 나왔다면 부끄러워할 내용이 아니라 나의 영혼과 합일이 되었다고 해석한다. 노골적인 섹스가 일어나는 꿈을 꾸면 민망해서 꿈 이야기를 잘 안 하려 하지만 이는 꿈 언어를 모르기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꿈에서 적나라하게 섹스가 이루어지고 오르가슴을 느끼거나 그런 섹스를 시도하는 경우는 대단히 영성적인 체험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신과의 합일, 깊은 전율, 감동 같은 특별한 체험이 일어나지 않았나 살펴볼 일이다. 나의 꿈 사용법/신화학자 고혜경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 작가의 자기실현인 개성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 각자가 이루어야 할 개성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이 작품은 개성화 과정이고 다음 작품은 신과의 합일이 일...

2024.05.13
2024.08.13참여 콘텐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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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소설 소설책 추천

결혼 생활 동안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와 잔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럴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딱히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아내는 이따금 다른 남자와 잤다. 드라이브 마이카 중 [여자가 없는 남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7편이 수록되어 있다. 각 단편 속 남성들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여성을 잃거나, 그로 인해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사랑했던 여성을 잃고 난 뒤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애를 쓰지만 결국 그 고통과 직면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과 상실, 고독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인물의 내면 묘사가 두드러진다. 7편의 단편 중 <드라이브 마이카>는 영화로 제작이 되어 아카데미 국제 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단편 소설 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도시 그 불확실한 벽>을 시작으로 하루키 월드에 입문했다. 그의 세계관에 빠져 매달 쉼 없이 소설을 읽고 있다. 지난달은 선물 받은 책인 [여자 없는 남자들]을 읽었다. <여자 없는 남자들>은 책 제목처럼 여자가 모두 떠났거나 없는 남자들 이야기다. 하지만 남자들이 다혈질이거나 무능력하거나 폭력 있는 사람이거나 부족한 사람들이 아니다. 하루키 소설 속에 나오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요리도 잘하고 자기관리를 잘하고 자상하다. 하루키의 분신같은 소설 속 남자들은 모두가 여자가 바람을 피워도 여자가 이유도 모르게 떠...

202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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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연대기 | 무라카미 하루키 | 소설책 추천 | 짧고 좋은 글귀

태엽 감는 새 연대기 무라카미 하루키 [태엽 감는 새 연대기]를 완독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지금 읽고 있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부활의 개념은 사실상 소설의 다양한 인물과 모티브를 하나로 엮어주는 고리라 할 수 있다(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석영중) 소설 속에서 죽는 인물이 되살아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죽음은 주위 사람들을 실질적인 다시 태어남으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조시마 장로의 죽음으로 알료샤가 스메르 쟈코프의 죽음으로 이반이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오가타 도오루 또한 마미야 중위(우물)와 이름 없는 수의가( 얼굴에 난 파란 멍과 반점) 다시 태어난다. 하루키의 신작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서 도서관 관장이었던 고야스의 영혼이 "나"와 서브마린 소년의 영혼이 다시 태어나는 것과 같았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법학을 전공하고 법률사무소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던 30대 오카다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직장을 그만둔다.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사라지고 사랑하던 아내마저 갑자기 사라진다. 집을 나간 사랑하는 아내에게서 받은 편지는 자신과 사는 동안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관계를 가졌었다는 고백과 함께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이런 편지를 받고 의연한 태도를 가지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 예기치 않는 행동을 할 ...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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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 무라카미 하루키 | 소설책 추천 | 짧고 좋은 글귀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책 추천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증인회의 수장인 딸(후카에리)이 쓴 [공기 번데기]라는 소설을 교정하고 편집한 고스트 라이터 덴고와 증인회 수장을 살인하는 아오마메가 주축을 이루면서 소설은 전개가 된다. 이 소설 또한 비현실적인 체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거기에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가 있었다 (2권 496p)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우리는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 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건지도 몰라 그건 이미 일찌 감치 정해진 일이고, 우리는 그저 선택하는 척하고 있는 것뿐인지도. 자유의지라는 거, 그저 나만의 선 입견인지도 모르지.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우연이든 선택이든 그것은 어찌 보면 신이 만들어놓 은 거미줄 안에서 하는 주사위 놀이 일지도 모른다. 무한한 시간 속에 사는 우리의 지성으로는 불합리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신은 어쩌면 우리보다 더 정교한 그물을 엮고 있을 테니.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그런 행위를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거예요.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그림자는 우리 인간이 전향적인 존재인 것과 똑같은 만큼 비풀어진 존재이다. 우리가 선량하고 우수하며 완벽한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그림자 쪽에서는 어둡고 비풀어지고 파괴적으...

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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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 | 단편 소설책 추천

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일인칭 단수는 8개의 단편소설이다. 일인칭이 하루키 본인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소설이라고 단정 짓기는 애매모호하다 그의 글처럼 경계가 없다. 우리는 일인칭 단수로 사는 것 같지만 다인칭으로 사는 건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나는 일인칭 단수가 아닌 복수가 될 수 있다. 하루키의 소설은 방향 없이 흔들리는 깃털의 가벼움이 아닌 인생의 크림을 찾아 날아가는 새의 가벼움이다. 슈만의 [사육제]를 좋아했던 못생긴 여사친 이야기와 그가 좋아하는 야구 이야기, 클래식과 재즈가 있다. 못생기고 예쁜 여자의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교양 있는 하루키가 더 좋아진다. 야구는 생중계보다도 경기장에서 볼 때 재밌다는 건 나도 알고 있다. 그런데 그건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겼을 때가 더 재미있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시간을 내가 투자해서 관람하는데 응원하는 팀이 이겨야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하며 따지고 들면, 그는 나에게 흑맥주 한 잔을 건네며 인생은 이기는 때보다 지는 때가 더 많아 그리고 인생의 진정한 지혜는 “어떻게 상대를 이기는가”가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잘 지내는가” 하는 데서 나오는 거야~(131p) 그럼 난, 꼭 주위의 공기 밀도를 측정하는 것처럼 천천히 심호흡(113p)을 할 것이다. 그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은연중...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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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에세이 책 추천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 덕질 | 덕후생활

"어떤 남자 좋아해?"라고 묻는다면 자기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답한다.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은 부지런하고 성실하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다. 그 일을 잘 해내기 위해 건강관리는 기본이다. 난 그런 남자가 좋다. 하루키다. 매일 10킬로를 달리면 좋겠지만, 비가 오는 날도 있고, 일이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는 날도 있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달리고 싶지 않은 날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미리 일주일에 하루쯤은 '쉬는 날'을 정해놓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주일에 60킬로, 한 달에 대충 260킬로라는 숫자가, 나에게는 '착실하게 달린다'라고 하는 일단의 기준으로 정할 수 있다. 매일 달리기를 하는 하루키를 보고 어떤 이는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의지가 강한 걸까? 그는 달리기를 지속할 수 있었던 건 의지보다도 좋아하는 운동이라 계속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일이라고 의지가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분명하게 알고 지속하는 남자도 좋다.(우유부단한 남자는 싫다.)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명하게 알고 자기관리를 잘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남자. 이것만으로도 매력 있지 않은가 그런데 글도 잘 쓴다 보통 잘 쓰는 게 아니다.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소설을 현실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마력이 있는 천재적인 작가이다. 글 쓰는 남자가 좋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

2024.05.15
6일 전참여 콘텐츠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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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삶의 권태가 불러온 사멸 온라인 독서 모임 고전문학 읽기 민음사 세계문학

마담 보바리 저자 귀스타브 플로베르 출판 민음사 발매 2000.02.25. 마담 보바리는 플로베르의 고향인 루앙에서 실제로 존재했던 로즈 보바리라는 여성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불륜을 소재로 다루었다. 피상적으로 보면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엠마는 평범한 시골의사와 결혼한다. 하지만 열정도 많고 낭만적인 꿈을 가진 그녀와는 달리 남편은 순박하고 단순하다 또한 아름다운 엠마에 대한 사랑은 아내에게 헌신적이었다. 번역가 김화영 교수는 그를 타인에 대한 물리적 확인에 이어 자아상실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표현했다. 아내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할정도로 무지하다. 플로베르는 엠마를 통해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억압과 규범으로 인해 여성의 제한된 역할을 비판하고자 했다. 그는 '엠마는 나 자신이었다'라고 말하며 이 작품의 소재인 불륜은 인간이 삶에서 느끼는 권태로 인한 공허감과 불안감을 내적 성장이 아닌, 외부에서 찾아 쾌락과 사치로 채워 사멸에 이르게 되는 모습을 담아냈다. 쇼펜하우어는 쾌락을 추구하는 삶은 고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금욕적인 삶을 권장했다. 인간은 욕망과 권태로 점철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욕망이 충족될 때 잠시의 만족을 가져오지만, 결국 새로운 욕망으로 이어져 인간을 끊임없는 고통 속에 가두게 된다고 말했다. 권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선다. 권태는 호기심의 원천이라고 했...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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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장편소설 김애란 작가는 단편 소설 『바깥은 여름』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만났다. 『두근두근 내 인생』, 『잊기 좋은 이름』의 산문집 또한 좋아한다. 작가님의 책을 출간하기를 기다렸다. 10년하고도 3년 만에 장편 소설을 출간되었다. 나이 들어 더 느끼는 바지만 시간은 가차없고 시간은 무자비하지요. 하지만 가끔 출발점과 도착점 사이에 어떤 선이 생겨, 이런 이야기를 선물해 주는 게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그 '선' 덕분에 저 또한 사람을 대하는 마음과 눈이 더 깊어졌고요. 그 사이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에 다치고, 어떤 거짓말에 기대고, 또 어떤 말 때문에 웃으셨을까요? -독자분들께/ 2024년 늦가을 김애란- 우리는 살면서 많은 에피소드들과 만난다. 살아간다는 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 이야기들은 날카로운 선이 되기도 하고 여러 번 지워내어 날선 모서리를 뭉근한 선으로 그려내기도 한다. 희미하게 지워져 버린 선들도 있지만 결국엔 더 굵은 선들이 자연스레 그려지기도 한다. 그 선은 내 이야기가 시작되고 마침내는 나를 만들어 나간다. 날카로운 선을 다듬는 과정에서 우리는 성장이라는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 소설은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 고2 사춘기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쩌면 작가가 말한 출발점과 도착점에 생기는 날카로운 선의 이야기가 아닐까? 작가는 안지우라는 이름은 ‘안’을...

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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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 민음사 전집 | 좋은 글귀

소설책 추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니체 니체의 영원한 회귀에서 비롯된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니체는 영원 회귀의 사상은 가장 무거운 짐이라고 말했다. 무거운 짐은 동시에 가장 격렬한 생명의 완성에 대한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 (13p) 무거운 것이 긍정적인 것일까? 아테네 학당 - 플라톤이 가장 영향을 받았다는 파르메니데스이다. 피타고라스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파르메니데스는 세상은 빛-어둠, 두꺼운 것-얇은 것, 뜨거운 것-찬 것, 존재-비존재와 같은 반대되는 것의 쌍으로 양분되어 있다. 그는 이 모순의 한쪽 극단은 긍정적이고 다른 쪽 극단은 부정적이라 생각했다. 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일까? 쿤데라는 분명한 것은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고. 니체의 영원 회귀와 모순과 불합리성 또한 스승이 될 수 있다고 말한 파르메니데스의 철학적 메시지...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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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 무라카미 하루키 | 소설책 추천 | 짧고 좋은 글귀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책 추천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증인회의 수장인 딸(후카에리)이 쓴 [공기 번데기]라는 소설을 교정하고 편집한 고스트 라이터 덴고와 증인회 수장을 살인하는 아오마메가 주축을 이루면서 소설은 전개가 된다. 이 소설 또한 비현실적인 체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거기에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가 있었다 (2권 496p)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우리는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 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건지도 몰라 그건 이미 일찌 감치 정해진 일이고, 우리는 그저 선택하는 척하고 있는 것뿐인지도. 자유의지라는 거, 그저 나만의 선 입견인지도 모르지.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우연이든 선택이든 그것은 어찌 보면 신이 만들어놓 은 거미줄 안에서 하는 주사위 놀이 일지도 모른다. 무한한 시간 속에 사는 우리의 지성으로는 불합리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신은 어쩌면 우리보다 더 정교한 그물을 엮고 있을 테니.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그런 행위를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거예요.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그림자는 우리 인간이 전향적인 존재인 것과 똑같은 만큼 비풀어진 존재이다. 우리가 선량하고 우수하며 완벽한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그림자 쪽에서는 어둡고 비풀어지고 파괴적으...

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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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 우스운 사랑들 | 밀란 쿤데라

우스운 사랑들/밀란 쿤데라 우스운 사랑들 밀란 쿤데라 지난 4월 문학 함께 읽기 한 밀란 쿤데라의 단편집 [우스운 사랑들]이다. 난 단편소설보다 장편소설을 좋아한다. 이유는 단편소설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더 어렵기도 하지만 읽고 난 후 뿌듯함보다는 헛헛 마음이 들곤 해서였다. 하지만 쿤데라의 단편은 달랐다. 은유(메타포) 적인 단어에서 상징하는 개념을 찾아 읽기에 흥미로웠고 비유적인 문장에 매료되었다. [우스운 사랑들] 7편의 단편들이 밀란 쿤데라의 작품들의 모티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누구도 웃지 않으리- 농담, 모험 우리는 눈을 가린 채 현재를 지나간다. 기껏해야 우리는 현재 살고 있는 것을 얼핏 느끼거나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나중에서야 눈을 가렸던 붕대가 풀리고 과거를 살펴볼 때가 돼서야 우리는 우리가 겪은 일을 이해하게 되고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우스운 사랑들/밀란 쿤데라 "나"는 논평을 요청하며 가져온 논문이 형편없다는 것을 당사자에게 말하지 못한다. 논문에 대한 평가를 미루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갈수록 커지며 사랑하는 여인은 거짓말을 하는 남자를 존경할 수 없다고 떠나고 교수직까지 잃게 된다. 스스로 모험이라는 말에 안장을 맸다고 생각하고 말을 달렸지만 그것은 환상이었다.(56p) 눈을 가렸던 붕대가 풀리고 과거를 살펴볼 때야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실수를 ...

2024.05.08
2024.07.17참여 콘텐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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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 민음사 전집 | 좋은 글귀

소설책 추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인생이란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한낱 그림자 같은 것이고, 그래서 산다는 것에는 아무런 무게도 없고 우리는 처음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어서, 삶이 아무리 잔혹하고 아름답고 혹은 찬란하다 할지라도 그 잔혹함과 아름다움과 찬란함조차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니체 니체의 영원한 회귀에서 비롯된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니체는 영원 회귀의 사상은 가장 무거운 짐이라고 말했다. 무거운 짐은 동시에 가장 격렬한 생명의 완성에 대한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 삶이 지상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우리 삶은 보다 생생하고 진실해진다. (13p) 무거운 것이 긍정적인 것일까? 아테네 학당 - 플라톤이 가장 영향을 받았다는 파르메니데스이다. 피타고라스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파르메니데스는 세상은 빛-어둠, 두꺼운 것-얇은 것, 뜨거운 것-찬 것, 존재-비존재와 같은 반대되는 것의 쌍으로 양분되어 있다. 그는 이 모순의 한쪽 극단은 긍정적이고 다른 쪽 극단은 부정적이라 생각했다. 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일까? 쿤데라는 분명한 것은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고. 니체의 영원 회귀와 모순과 불합리성 또한 스승이 될 수 있다고 말한 파르메니데스의 철학적 메시지...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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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 불멸 | 민음사 세계문학

불멸 저자 밀란 쿤데라 출판 민음사 발매 2011.11.25. 불멸 밀란 쿤데라 밀란 쿤데라의 연보로 보는 소설→ 우스운 사랑(1963 단편)-농담(1967 첫 장편)-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1982)-소설의 기술(1986년 에세이) 1988년 미국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는 영화화(프라하의 봄) 했다 -불멸(1990)-느림(1994)-정체성(1997)-향수(2000)-커튼(소설에 관한 에세이 2005)이다. <민음사 밀란 쿤데라 읽기 참고> 7부로 이루어진 소설은 1부의 시작과 7부는 연결이 되어 있다. 2부, 4부는 소설 속의 에세이라고 해야 하나 장르 구분이 어렵다. 불멸과 감정적 인간(호모 센티멘탈리스)에 대한 쿤데라의 고찰이라 할 수 있다. 영원회귀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 괴테, 베티나, 나폴레옹, 베토벤, 헤밍웨이 등을 불러내어 죽음 후의 불멸을 다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6부는 소설 속의 또 하나의 소설이다. 6부 <문자반>에서 쿤데라는 이 소설[불멸]에서 하고 싶은 내용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호로스코프위의 고정된 별자리로 인한 운명의 본질에 대해, 사랑, 수줍음에서 오는 몸짓, 영예, 우연, 영원회귀할 수 없는 유한한 시간, 인생의 에피소드들의 본질과 개인의 공동체를 아랍 전화 놀이로 비유한다. 전체 줄거리를 따라 선형적으로 읽으면 이해하기 힘든 소설이다. 이 소설의 시작은 쿤데라가 헬스클럽...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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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 밀란 쿤데라 정체성 | 밀란 쿤데라 민음사 전집 |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밀란 쿤데라 정체성 정체성 저자 밀란 쿤데라 출판 민음사 발매 2012.05.18. 정체성 밀란 쿤데라의 작품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재밌게 읽었었다. 하지만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이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소설이었다. 밀란 쿤데라의 별세 소식을 듣고 집에 꽂혀진 [정체성]을 읽었다.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흥미롭게 시작하지만 꿈과 현실의 경계의 모호함이 몽상으로 변했던 정확한 순간은 언제인지. 그 경계선은 어디에 있는지 샹탈조차도 정확한 경계선이 언제인지 모르고 꿈에서 깨어나고 소설도 끝이 난다. 아니, 그냥 당신을 보기만 할 거야 밤새도록 스탠드를 켜 놓을 거야 매일 밤마다. 밀란 쿤데라 정체성 183 밀란 쿤데라 정체성 철학적인 메시지가 은유적인 표현으로 함의되어 있는 소설이다. 정체성의 의미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나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사회에서 바라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페르소나에 색이 입혀지고 어떤 색이 나의 색인지 회색 인간이 되어가며 진정한 나를 찾는데 힘들어하고 있다. 현재 삶에 대한 권태와 미래의 불안으로 인해 공허함과 우울 증상 속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권태에는 세 가지 범주가 있다. 수동적 권태, 춤을 추고 하품하는 소녀, 적극적 권태, 연 애호가,반항적 권태, 자동차에 불 지르고 창유리를 깨는 젊은이들 밀란 쿤데라 정체성 21~22 연인인...

202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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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 우스운 사랑들 | 밀란 쿤데라

우스운 사랑들/밀란 쿤데라 우스운 사랑들 밀란 쿤데라 지난 4월 문학 함께 읽기 한 밀란 쿤데라의 단편집 [우스운 사랑들]이다. 난 단편소설보다 장편소설을 좋아한다. 이유는 단편소설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더 어렵기도 하지만 읽고 난 후 뿌듯함보다는 헛헛 마음이 들곤 해서였다. 하지만 쿤데라의 단편은 달랐다. 은유(메타포) 적인 단어에서 상징하는 개념을 찾아 읽기에 흥미로웠고 비유적인 문장에 매료되었다. [우스운 사랑들] 7편의 단편들이 밀란 쿤데라의 작품들의 모티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누구도 웃지 않으리- 농담, 모험 우리는 눈을 가린 채 현재를 지나간다. 기껏해야 우리는 현재 살고 있는 것을 얼핏 느끼거나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나중에서야 눈을 가렸던 붕대가 풀리고 과거를 살펴볼 때가 돼서야 우리는 우리가 겪은 일을 이해하게 되고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우스운 사랑들/밀란 쿤데라 "나"는 논평을 요청하며 가져온 논문이 형편없다는 것을 당사자에게 말하지 못한다. 논문에 대한 평가를 미루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갈수록 커지며 사랑하는 여인은 거짓말을 하는 남자를 존경할 수 없다고 떠나고 교수직까지 잃게 된다. 스스로 모험이라는 말에 안장을 맸다고 생각하고 말을 달렸지만 그것은 환상이었다.(56p) 눈을 가렸던 붕대가 풀리고 과거를 살펴볼 때야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실수를 ...

2024.05.08
2일 전참여 콘텐츠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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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집 추천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저자 박노해 출판 느린걸음 발매 2022.05.13.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시집 못 견딜 고통은 없어 젊어서 못 견딜 고통은 없어 견디지 못할 정도가 되면 의식을 잃거나 죽고 마니까 살아있다면 견디는 거지 고통에도 습관의 수준이 있어 그러니까, 고통은 견뎌내는 자기 한계선을 높여 놓아야 해 평탄한 길만 걷는 자들은 고원 길이 힘들다 하겠지 젊은 날엔 희박한 공기 속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걸어봐야 해 더 높은 길을 탐험해 본 자에게 고원쯤은 산책 길일 테니까 자신의 두 발로 생존 배낭을 지고 한 걸음 한 걸음 묵직이 올라서던 심장이 터질 듯한 그 벅찬 길이 자긍심이 되고 그리움이 될 테니까 우는 걸 좋아한다. 우는 걸 좋아한다. 웃는 건 꾸밀 수 있지만 우는 건 속일 수 없다. 감동을 받을 때 슬픔을 느낄 때 아프고 서러울 때 눈물이 날 때의 그 진실한 기분 허위가 씻겨져 내려가는 기분 비를 쏟은 하늘은 얼마나 해맑은가 비가 내린 대지는 얼마나 시원한가 울음만이 저 깊숙한 대지로 내려가 쌓여온 것들을 깨끗이 정화하고 무언가를 살아나게 하지 않는가 사랑은 우는 걸 좋아한다. 하늘은 우는 걸 좋아한다 나는 우는 걸 좋아한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잘못 가도 괜찮아 잘못 디딘 발걸음에서 길은 찾아지니까 괜찮아 괜찮아 떨어져도 괜찮아 굴러떨어진 씨앗에서 꽃은 피어나니까 괜찮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쓰러지고 깨어져야...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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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 이병률 | 시집 추천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아주 오래전 부터 집을 짓는 데 바람만을 이용했을 것이다. 거미가 지은 집이 나무와 나무 사이 가지와 가지 사이 허공과 허공 사이 충분한 납득은 가지만 멀고도 멀며 가늘고도 아주 길다. 거미의 권태에 비하면 거미가 가진 독의 양은 놀랄 정도는 아닐 것이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몸뚱이의 앞과 뒤를 관통하던 빛 덕분에 몸 안쪽이 훤히 다 들여다보이던 거미가 생각났다. 그래서 나는 미안하면서도 미안하지 않게 거미줄에다 덜렁 나를 걸쳐놓고 돌아온 것인데 나는 그네를 타고 있을까 잘 마르고 있을까 거미줄이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지탱할 것인가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건물과 건물 사이를 허공과 허공 사이를 안간힘으로 붙들고 있는 거미줄 시인의 말 시집 출간 제안을 받고 바로 눈 내리는 곳으로 떠났다. 눈속에 파묻혀 있었고 돌아올 날이 지나도록 눈 속에 남았다. 그때 와락 스치듯 떠오른 것이 이 시집의 제목이었다. 그와 동시에 눈냄새를 맡았는데 맡는 중이었음에도 눈의 냄새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시는 그런 것 사랑은 그런 것 춤을 춰야겠다는 목적을 갖고 춤을 추는 사람과 자신도 모르게 춤을 추고 있는 사람, 굳이 밝히자면 내 모든 병은 후자에 속한다. 이병률 오늘의 가능성 아침에 물을 받아 몸을 담근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비누의 미끄러지는 속도와 그 비누가 바닥에 떨어지는 속도를 지켜봤습니다. 제힘으로 펼치고 ...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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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 박연준 | 시집 추천

박연준 | 시집 추천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박연준 재봉틀과 오븐 늙는다는 건 시간의 구겨진 옷을 입는 일 모퉁이에서 빵냄새가 피어오르는데 빵을 살 수 있는 시간이 사라진다. 미소를 구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높은 곳에 올라가면 기억이 사라진다. 신발을 벗고 아래로 내려오면 등을 둥글게 말고 죽은 시간 속으로 처박히는 얼굴 할머니가 죽은 게 사월이었나 사월 그리고 사 월 물어볼 사람이 없다. 당신과 나를 아는 사람은 모두 죽거나 죽은 것보다 멀리 있다. 사랑을 위해선 힘이 필요해. 라고 말한 사람은 여기에 없다 만우절에 죽었다 그의 등, 얼굴, 미소를 구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사랑과 늙음과 슬픔, 셋 중 무엇이 힘이 셀까 궁금해서 저울을 들고 오는데 힘은 무게가 아니다. 힘은 들어볼 수 없다. 재봉틀 앞에 앉아 있고 싶다 무엇도 꿰매지 않으면서 누가 빵을 사러 가자고 노크하면 구겨진 옷을 내밀고 문을 닫겠다. 당신은 내 앞에 내려앉은 한 벌의 옷 사랑한 건 농담이었어, 당신이 변명하면 나는 깨진 이마 같은 걸 그려볼 것이다. 웃을게요 웃음을 굽겠습니다. 저녁엔 얇아진다. 침대에 앉아 바지를 벗고 양말을 벗으며 나를 찾는다 부풀거나 야윈, 나라는 조각들 발치에 개켜두고 찾는 것은 나, 찾는 사람도 나 책상 위에 접혀 있는 것 변기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 고양이가 핥아먹은 것 모두 다 나 무너지는 산을 등으로 막아야 하는 것도 ...

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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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추천 | 음식 관련 시 | 맛있는 시 | 외롭고 힘들고 배고픈 당신에게

시집 추천 | 맛있는 시 | 외롭고 힘들고 배고픈 당신에게 시집 추천 맛있는 시 외롭고 힘들고 배고픈 당신에게 허락된 과식 나희덕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 맨발 몇이 봄날 오후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 핥아먹고 빨아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 허천난 듯 먹고 마셔댔지만 그래도 남아도는 열두 광주리의 햇빛! 시집 추천 | 맛있는 시 | 외롭고 힘들고 배고픈 당신에게 혼자 먹는 밥 임영조 외딴섬에 홀로 앉아 밥을 먹는다. 동태찌개백반 일 인분에 삼천오백 원 호박나물 도라지무침 김치 몇 조각 깻잎장아찌 몇 장을 곁들인 오찬이다. 먹기 위해 사는가, 묻지 마라 누구나 때가 되면 먹는다 살기 위해 먹는가, 어쨌거나 밥은 산 자의 몫이므로 먹는다 빈둥빈둥 한나절을 보내도 나는 또 욕먹듯 밥을 먹는다. 은행에서 명퇴한 동창생은 말한다 (위로인지 조롱인지 부럽다는 듯) 시 쓰는 너는 밥값 한다고 생산적인 일을 해서 좋겠다고 말한다 나는 아직 이 세상 누구를 위해 뜨끈한 밥이 돼본 적 없다 누구의 가슴을 덥혀줄 숟갈은커녕 밥도 안 되고 돈도 안 되는 시 한 줄도 못 쓰고 밥을 먹다니! 유일한 친구 보세란 한 분이 유심히 지켜보는 가운데 혼자서 먹는 밥은 왜 거저먹는 젯밥처럼 목이 메는가 먹어도 우울하고 배가 고픈가 반추하며 혼자 먹는 밥. 시집...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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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추천 | 헤르만 헤세 | 행복 | 사랑하는 사람에게

시집 추천 | 헤르만 헤세 | 행복 | 사랑하는 사람에게 헤르만 헤세 시집 날아가는 낙엽 마른 나뭇잎 하나가 바람에 실려 내 앞을 날아간다. 방랑도 젊음도 그리고 사랑도 알맞은 시기와 종말이 있다. 저 잎은 궤도도 없이 바람이 부는 대로 날아만 가서 숲이나 시궁창에서 간신히 멈춘다. 나의 여로는 어디서 끝날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어깨에 괴로운 머리를 얹으십시오. 말없이 눈물의 달고 서럽게 지친 앙금을 남김없이 맛보십시오. 이 눈물을 목말라 안타깝게 보람도 없이 그리워할 날이 올 것 입니다. 나의 머리에 그 손을 얹으십시오. 나의 머리는 무겁습니다 나의 청춘이었던 것을 당신은 나에게서 앗아 갔습니다. 한없이 아름답게만 여겨지던 화사한 청춘과 기쁨의 샘은 되찾을 수 없이 사라져 가고 슬픔과 노여움이 남았습니다. 거칠게 열을 띠며 지나간 사랑의 갖가지 기쁨이 잠자지 않는 나의 꿈을 스치다가 상처를 입은 그 끝없는 밤들. 드물게 휴식할 때만은, 나의 청춘이 수줍은 창백한 손님처럼 나에게로 다가와서 신음해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나의 머리에 그 손을 얹으십시오. 나의 머리는 무겁습니 다. 나의 청춘이었던 것을 당신은 나에게서 앗아 갔습니다. © gavrushchenko, 출처 Unsplash 행복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한 행복할 만큼 성숙해 있지 않다.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 모두 네 것일지라도. 잃어버린 것을 애석해하고 목표를 가지...

2023.11.24
2024.06.10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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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다녀온 단테 | 김범준 | 인생의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 | 단테 신곡 수업 | 인문학 책 추천 | 짧고 좋은 글귀 | 명언

지옥에 다녀온 단테 김범준 인문학 책 추천 단테의 신곡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으나 어려워서 선뜻 시작을 못했다. [지옥에 다녀온 단테]은 신곡에서 전하고자 하는 의미와 초점에 맞춰 신곡의 대사와 함께 구성이 되어 있다. 신곡을 어떻게 읽고 내 삶에 적용할지 대중적인 시선에 맞춰 읽기 쉬웠다. 단테는 피렌체 공화국의 최고 위원까지 오르지만 정쟁에서 패배하여 결국 망명길에 오른다. 추방과 공직 복귀 금지, 체포 시 화형이라는 가혹한 처벌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명성과 지위를 모두 잃은 채 황량한 유배지로 내몰리고 만다. 절망의 순간에서 그가 인생과 세계, 구원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 걸작이 신곡이다. 고독과 역경의 연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 구원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지옥은 어떤 곳이고 지옥에 다녀온 단테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로 삶의 지혜를 알려줄까? 삶의 진정한 행복과 구원은 어디에 있을까? Previous image Next image 우리 인생길의 한 가운데서 나는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Nel mezzo del cammin di nostra vita mi ritrovai per una selva oscura, ché la diritta via era smarrita. 단테 신곡 단테는 어두운 숲에서의 길을 잃어 헤매고 있다. 주변에는 표범(욕망을 상징), 사자(권력을 상징), 늑대(재...

2024.06.10
2023.01.20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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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호프자런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저자 호프 자런 출판 김영사 발매 2020.09.04.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자런이 이야기하는 나의 삶, 나의 지구 우리는 풍요로웠으나 지금처럼 산다면 앞으로는 결코 풍요러울 수 없을 것이다. 지구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호프 자런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한다. 지난 50년간 우리가 먹고 싸고 일하고 에너지를 소모해 온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무지막지하게 탐욕적인 방식이었던 탓에 겨우 50년 만에 지구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이슬아 과학자, 작가, 교사이자 75억 인류와 함께 이행성을 공유하고 있는 지구인. 물리학 교수인 아버지의 딸로 태어났다 여성과학자로 최근작은 <랩 걸> 이 있다. 호프자런은 태어난 해인 1969년부터 50년 동안 지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누린 풍요로운 삶과 그로 인해 심각한 위기 속에 빠진 지구에 관한 이야기다. 한국의 경우, 지난 50년 동안 인구는 60퍼센트 증가했고 에너지 소비는 열 배, 화석 연료 사용은 아홉 배 증가했다. 이런 모든 변화가 되돌릴 수 없는 심각한 기후 문제를 야기했다 -호프 자런-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에서는 1부 생명 2부 식량, 3부 에너지, 4부 지구 그리고 지구의 풍요를 위하여 부록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존재하는지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의 시작을 생각해 보게 한다. 2부 식량...

2023.01.19
2024.08.13참여 콘텐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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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소설 소설책 추천

결혼 생활 동안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와 잔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럴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딱히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아내는 이따금 다른 남자와 잤다. 드라이브 마이카 중 [여자가 없는 남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7편이 수록되어 있다. 각 단편 속 남성들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여성을 잃거나, 그로 인해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사랑했던 여성을 잃고 난 뒤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애를 쓰지만 결국 그 고통과 직면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과 상실, 고독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인물의 내면 묘사가 두드러진다. 7편의 단편 중 <드라이브 마이카>는 영화로 제작이 되어 아카데미 국제 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단편 소설 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도시 그 불확실한 벽>을 시작으로 하루키 월드에 입문했다. 그의 세계관에 빠져 매달 쉼 없이 소설을 읽고 있다. 지난달은 선물 받은 책인 [여자 없는 남자들]을 읽었다. <여자 없는 남자들>은 책 제목처럼 여자가 모두 떠났거나 없는 남자들 이야기다. 하지만 남자들이 다혈질이거나 무능력하거나 폭력 있는 사람이거나 부족한 사람들이 아니다. 하루키 소설 속에 나오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요리도 잘하고 자기관리를 잘하고 자상하다. 하루키의 분신같은 소설 속 남자들은 모두가 여자가 바람을 피워도 여자가 이유도 모르게 떠...

202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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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 | 단편 소설책 추천

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일인칭 단수는 8개의 단편소설이다. 일인칭이 하루키 본인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소설이라고 단정 짓기는 애매모호하다 그의 글처럼 경계가 없다. 우리는 일인칭 단수로 사는 것 같지만 다인칭으로 사는 건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나는 일인칭 단수가 아닌 복수가 될 수 있다. 하루키의 소설은 방향 없이 흔들리는 깃털의 가벼움이 아닌 인생의 크림을 찾아 날아가는 새의 가벼움이다. 슈만의 [사육제]를 좋아했던 못생긴 여사친 이야기와 그가 좋아하는 야구 이야기, 클래식과 재즈가 있다. 못생기고 예쁜 여자의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교양 있는 하루키가 더 좋아진다. 야구는 생중계보다도 경기장에서 볼 때 재밌다는 건 나도 알고 있다. 그런데 그건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겼을 때가 더 재미있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시간을 내가 투자해서 관람하는데 응원하는 팀이 이겨야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하며 따지고 들면, 그는 나에게 흑맥주 한 잔을 건네며 인생은 이기는 때보다 지는 때가 더 많아 그리고 인생의 진정한 지혜는 “어떻게 상대를 이기는가”가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잘 지내는가” 하는 데서 나오는 거야~(131p) 그럼 난, 꼭 주위의 공기 밀도를 측정하는 것처럼 천천히 심호흡(113p)을 할 것이다. 그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은연중...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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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 우스운 사랑들 | 밀란 쿤데라

우스운 사랑들/밀란 쿤데라 우스운 사랑들 밀란 쿤데라 지난 4월 문학 함께 읽기 한 밀란 쿤데라의 단편집 [우스운 사랑들]이다. 난 단편소설보다 장편소설을 좋아한다. 이유는 단편소설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더 어렵기도 하지만 읽고 난 후 뿌듯함보다는 헛헛 마음이 들곤 해서였다. 하지만 쿤데라의 단편은 달랐다. 은유(메타포) 적인 단어에서 상징하는 개념을 찾아 읽기에 흥미로웠고 비유적인 문장에 매료되었다. [우스운 사랑들] 7편의 단편들이 밀란 쿤데라의 작품들의 모티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누구도 웃지 않으리- 농담, 모험 우리는 눈을 가린 채 현재를 지나간다. 기껏해야 우리는 현재 살고 있는 것을 얼핏 느끼거나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나중에서야 눈을 가렸던 붕대가 풀리고 과거를 살펴볼 때가 돼서야 우리는 우리가 겪은 일을 이해하게 되고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우스운 사랑들/밀란 쿤데라 "나"는 논평을 요청하며 가져온 논문이 형편없다는 것을 당사자에게 말하지 못한다. 논문에 대한 평가를 미루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갈수록 커지며 사랑하는 여인은 거짓말을 하는 남자를 존경할 수 없다고 떠나고 교수직까지 잃게 된다. 스스로 모험이라는 말에 안장을 맸다고 생각하고 말을 달렸지만 그것은 환상이었다.(56p) 눈을 가렸던 붕대가 풀리고 과거를 살펴볼 때야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실수를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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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김승옥 문학상 수상작품집 | 권여선 사슴벌레식 문답 | 서유미 토요일 아침에 로건 | 손보미 끝없는 밤

2023 김승옥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김승옥 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승옥 문학상 수상작품 7편 모두 좋았다. 똑같은 시간에 긴 세월을 살아보고 긴 세월 같은 한 달을 사는 모습들이 한 스크린 속에 모두 담아 있는 듯하다. 각 작품마다 소설의 시작 점이었던 배경이 수록되어 있고 문학평론가들의 리뷰가 있다. 그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권여선 작가의 사슴벌레식 문답, 서유미 작가의 토요일 아침 로건, 손보미 작가의 끝없는 밤, 백수린 작가의 빛이 다가올 때였다. 사슴벌레식 문답-권여선 세상을 버린 이와 세상과 타협한 이, 바득바득 사는 이와 견디며 사는 이 이야기. 부영, 정원, 경애, 준희 과거엔 아주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과 사랑의 온도가 식어가는 낯선 고립감을 사슴벌레식 문답에서 찾는다. 잘 하던 교직생활을 던지고 연극을 시작했던 정원은 세상을 버린다.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통이 커 친구들의 리더가 되었던 부영이는 간첩조작 사건으로 남편은 수감이 된다. 본인은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까지 하며 바득바득 살아내고 있다. 부영의 남편과 연류 했던 경애와 그 남편은 배신을 하고 세상과 타협하여 잘 살아가고 있다. 화자인 준희는 무거운 세상이라는 짐을 모두 지고 견디며 살고 있다. 우리는 언제부터들 이렇게 됐어. 이유가 뭐든 과정이 어떻든 시기가 언제든 우리는 이렇게 됐어. 대답하는 사슴벌레의 말속에는, 들어오면 들어오는 거지, 어디로든 들어왔다,...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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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소설 신간

소설책 추천 아주 희미한 빛으로 최은영 소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양장) 저자 최은영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3.08.07.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소설집 잔잔한 재즈 음악이나 첼로의 선율이 흐르는 조용한 방 안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책에 기대어 아주 희미한 빛으로 위로 받기 위함이라는 걸 아는 듯 햇살은 그녀 등을 따스하게 비추고 있다. 표지가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의 소설집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는 거 같다. 소설을 왜 읽는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간접경험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이야기인 듯 하지만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나의 감정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조지 오웰의 에세이를 읽고 난 후라 표제작이었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막 읽기 시작할 때 너무나도 반가웠다.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의 이야기. 표제작부터 마음이 무겁다. 용산참사 사건을 찾아보게 되었다. 용산참사(2009) 2009년 1월 20일 서울시 용산 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하던 철거민과 경찰이 대치하던 중 화재로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 외국어 표기 | 龍山慘事(한자) | 용산 4구역 재개발의 보상대책에 반발해 온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등 30여 명이 적정 보상비를 요구하며 2009년 1월 20일 새벽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위치한 남일당 건물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2023.08.23
2023.11.17참여 콘텐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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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추천 | 작은 위로 양광모| 12월 31일의 기도 | 가장 아름다운 사람

작은 위로 양광모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니 따뜻한 것이 그립다 따뜻한 커피 따뜻한 창가 따뜻한 국물 따뜻한 사람이 그립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조금이라도 잘 하는 것이 있다면 그리워하는 일일 거다 어려서는 어른이 그립고 나이 드니 젊은 날이 그립다 여름이면 흰 눈이 그립고 겨울이면 푸른 바다가 그립다 헤어지면 만나고 싶어 그립고 만나면 혼자 있고 싶어 그립다 돈도 그립고 사랑도 그립고 어머니도 그립고 아들도 그립고 네가 그립고 또 내가 그립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어떤 사람은 따뜻했고 어떤 사람은 차가웠다 어떤 사람은 만나기 싫었고 어떤 사람은 헤어지기 싫었다 어떤 사람은 그리웠고 어떤 사람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이 되자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사람이 그리워해야 사람이다 단풍 연가 나는 저보다 붉게 자신을 불태울 줄 모른다 나는 저보다 곱게 세상을 물들일 줄 모른다 나는 저보다 짧게 나무와 이별할 줄 모른다 나는 저보다 낮게 대지에 몸을뉘일 줄 모른다 나는 저보다 쉽게 바람에 풍화될 줄 모른다 저는 나보다 뜨겁게 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 안다 저는 나보다 부드럽게 한 사람의 가슴에 닿을 줄 안다 저는 나보다 따뜻하게 한 사람의 부리를 덮을 줄 안다 저는 나보다 비장하게 한 사랑을 떠나보낼 줄 안다 저는 나보다 치열하게 한 삶을 살아 낼 줄 안다 해마다 10월이면 부...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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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추천 | 문학동네 시인선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 이병률

시집 추천 | 문학동네 시인선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 이병률 한 사람이 남기는 것은, 오로라 당신 사라지고 당신 주변 사람들은 당신의 기물 앞에 앉아 당신의 비밀번호를 조합해나가기 시작합니다 노트북의 비밀번호를 찾는 사람들은 당신 생일부터 떠올립니다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도출해야 일이 되는 동료들은 당신의 배후를 관심 있어 합니다 통장과 카드의 비밀번호를 더듬어보던 가족들은 당신이 했던 말들의 내력을 곱씹습니다 니다 어쩌면 비밀번호가 숫자에 관련되지 않았을 거라 추측합니다 그렇다면 미래는 잡지 있습니까.라고 누군가 묻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사라지고 나자 막 잡기기 시작한 영훈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가위를 들고 몸체를 잘라나갑니다 비밀번호를 동그라미라든가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지 않고 사람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숫자를 대한 것이라고 어제로 통하는 통로를 그런 식으로 찾곤 했노라고 몇백 년 후에 누군가는 적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한 사람의 지도 조각들이 다 맞춰진다 치더라도 한 사람의 심연이 내뿜는 저 밤하늘의 마지막 전기를 만 질 수 있을까요 시집 추천 | 문학동네 시인선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 이병률 단추가 느슨해지다 인연이 느슨해져서 꽉 물고 안 놓을 것만 같던 인연이 헐거워져서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라서 밤길을 걷고 걸었다 집으로 돌아오기보다는 집을 나서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싶어 밤길을 걷다 돌고 돌아서...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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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추천]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들 /나를 사랑하라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들 작가 미상 말을 많이 하면 반드시 필요 없는 말이 섞여 나온다. 원래 귀는 닫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으나 입은 언제나 닫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돈이 생기면 우선 책을 사라 옷은 해지고, 가구는 부서지지만 책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위대한 것을 품고 있다. 행상의 물건을 살 때는 값을 갂지 마라 그 물건 다 팔아도 수익금은 너무 적으니 가능하면 부르는 그대로 주어라 대머리가 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라 사람들은 머리카락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보다 머리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에 더 관심 있다. 광고를 다 믿지 마라. 울적하고 무기력한 사람이 광고에 나오는 맥주 한 잔으로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면 세상은 이미 천국이 되었을 것이다. 잘 웃는 것을 연습하라 세상에는 정답을 말하거나, 답변하기 어려운 일이 많다. 그때에는 허허 웃어보라 뜻밖에 문제가 풀리는 것을 보게 된다. 텔레비전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뺴앗기지 마라 그것을 켜기는 쉬운데 끌 때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여유가 있어도 낭비는 나쁘다. 돈을 많이 쓰는 것과 낭비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불필요한 것에 인색하고 꼭 써야 할 것에 손이 큰 사람이 돼라 화내는 사람이 꼭 손해 본다. 급하게 열을 내고 목소리를 높인 사람이 싸움에서 지며, 좌절에 빠지기 쉽다.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주먹은 상대방을 상처 주고 자...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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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의 캘리] 어버이날 시/ 좋은 글귀/ 캘리로 읽는 시

소소의 캘리 하루에 몇 번이고 나를 울리는 안소연 문을 열고 들어오는 행복에 금세 문을 닫고 헤어지는 아쉬움에 아 네게 부족함 없어주는 사랑에 줄 것이 더는 없음에도 내어주는 희생에 오롯이 나를 위한 따스한 관심에 쏟아내는 불평까지 주어다 가져가는 위로에 하루에 몇 번이고 나를 울리는 당신의 이름은 잃어버리고 두 글자밖에 남지 않아도 괜찮다고만 하는 소소의 캘리 어버이날에 문효지 빛이 빛이면서 당신의 몸을 비추지 못하고 소리는 소리이면서 당신의 귀를 밝히지 못한다. 기도는 기도이면서 당신의 구원을 필 짬도 없고 목숨은 목숨이로되 당신의 영화를 도모할 겨를 없다. 언제나 당신은 우리의 그늘 뒤에서 시며 그래서 그 그늘은 오히려 따스하고 환하다 소소의 캘리 삶이라는 여행은 멀고 먼 길이라 생각했더니 살면 살수록 짧고 짧은 길이다 홀로 헤메며 길을 찾았더니 벌써 끝이 보인다 삶이란, 우리가 가야 할 마음의 여행길이다. 삶은 희망이다._용혜원 남을 쫓아가는 욕망은 물독도 두레박도 아니고 돌멩이라네 아름답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 그 갈증을 자기 안에서 만들어내지 못하면 돌멩이처럼 되는 거야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우리들 속에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하고자 하고 모든 것을 우리들 자신보다 더 잘해내는 어떤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이야 데미안 <소소의 캘리> 소소(昭昭)의 캘리(@imsoso_calli)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2022.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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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의캘리] 라일락/도종환/이해인/향기로운말/좋은 글귀/캘리그라피/성경구절

라일락 도종환 꽃은 진종일 비에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빗방울 무게로 가누기 힘들어 출렁 허리가 휘는 꽃의 오후 꽃은 하루종일 비에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않는다. 빗물에 면보라 여린 빛이 창백하게 흘러 내릴듯한 순한 얼굴 꽃은 젖어도 빛깔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대에게 가는 길 야해연 하늘에 별도 달도 내것이 아닌 이밤 그대 내게와 나의 어둠을 밝게 비춰 주오 그대에게 가는길 잃어버린 내가 그대에게 한걸음 다가갈수 있게 향기로운 말 이해인 매일 우리가 하는말은 역겨운 냄새가 아닌 향기로운 말로 향기로운 여운을 남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말들이 이웃의 가슴에 꽂히는 기쁨의 꽃이되고 평화의 노래가 되어 세상이 조금씩 밝아 지게 하소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리 없는 험담과 헛된 소문을 실어 나르지 않는 깨끗한 마음으로 깨끗한 말을 하게 하소서 늘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사랑의 마음으로 사랑의 말을 하게 하시고 남의 나쁜점보다는 좋은 점을 먼저 보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긍적적인말을 하게 하소서 매일 정성껏 물을 주어 한 포기의 난을 가꾸듯 침묵과 기도의 샘에서 길어 올린 지혜의 맑은 물로 우리의 말씨를 가다듬게 하소서 겸손의 그윽한 향기 그 안에 스며들게 하소서 내영혼아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속에서 불안해 하느냐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나는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하나님을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시편 42편 11절> 누군...

2022.04.28
2024.09.26참여 콘텐츠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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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 에리히 프롬 | 삶을 사랑할 수 없는 이유 | 에리히 프롬읽기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다. 고통은 인생의 최악이 아니다. 최악은 무관심이다. 고통스러울 때는 그 원인을 없애려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감정도 없을 때는 마비된다. 지금껏 인류 역사에서 고통은 변화의 산파였다 연사상 처음으로 무관심이 운명을 바꾸는 인간의 능력을 짓밟아 버릴 것인가? 진정으로 살아 있는 것이 무엇일까? 프롬은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활동적 일 수 있는 자기 나름의 힘과 멀어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 있어야 하는 것일까 자기 삶과 생명력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감정이다. 그중 가장 참기 힘든 감정은 무기력이다. 우리 내면이 무력해 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소비하는 인간이 아닌 생산하는 활동을 해야 하고 외적인 활동이 아닌 내면에서 활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창조적인 삶 소비하는 인간이 아닌 생산하는 활동을 하며 내면이 활동적인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고 한다. 창조적인 삶이다. 창조적 인간이 되어 소비와 수용의 태도를 극복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창조적이란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짓고 작곡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태도 하나의 성격, 인간과 세계를 대하는 하나의 자세로서 창조성이다. 삶을 사랑할 수 있는 비법은 없지만 많이 배울 수는 있다. 망상을 버리고 타인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볼...

202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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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용기 | 무력감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양 심리학 책 추천 책 리뷰 설경인

나를 지키는 용기 /설경인 교양 심리학 책 추천 나를 지키는 용기 설경인 저자 설경인 연세가산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되었다. 세브란스 병 원 우수전공 의상, 연구활동 우수논문상, 대한 신경정신의학 회 미래연구자 상을 수상했다. 마음 챙김 명상에 관심이 많아 MBSR(Mindfulness Based Stress Reduction) 프로그램과 마음 챙김 명상 지도자 과정을 이수했고 현재 대한 심신치유 의학회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나를 지키는 용기 /설경인 무력감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지키는 용기/설경인 우울감, 우울증은 어떤 것일까? 우울증으로 가장 힘든 건 무력감이다. 무기력감이 덮쳐 숨 쉬는 것조차 답답하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은 고통스럽다. 우울감이 올 때는 이유가 있다. 또한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우울감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무력감, 무기력감, 공허감이라는 감정들을 정확하게 알고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지금까지 읽은 심리학 서적 중 우울증에 관한 책은 많았지만 무기력과 무력감에 대해 이처럼 자세히 언급했던 책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심한 무력감에 빠진 사람들은 읽을 수 없다. 곁에 누군가가 우울감에 고통스러워한다면...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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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책 추천 | 당신의 감정에는 당신만의 사연이 있다. | 박용철 | 미처 몰랐던 나를 알아가는 감정 로드맵

심리학 책 추천 | 당신의 감정에는 당신만의 사연이 있다. 심리학 책 추천 당신의 감정에는 당신만의 사연이 있다. 박용철 박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나의 행동은 내가 모르는 무의식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이끌려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경희의료원에서 정신과 전문의 과정을 마쳤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평소에는 합리적인 생각을 하다가도 위급한 상황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화를 내거나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다. 그리고 후회하고 자꾸 반복이 되면 자괴감까지 든다. 고쳐야 하는 감정이라는 건 알지만 쉽지가 않다. 왜 그럴까? 나도 모르는 사이 무의식에 있는 또 다른 나에게 조종 당하고 있다. 무의식은 억압된 과거의 경험의 영향을 받는다.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다. [당신의 감정에는 당신만의 사연이 있다]에서는 미처 몰랐던 나를 알아 갈 수 있는 로드맵으로 감정의 악순환을 벗어나는 법부터 내 마음을 이해하고 다스릴 수 있는 5가지 감정 연습과 구체적인 방법으로 실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감정 처방전이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내 마음 때문에 힘들었던 많은 분이 이 책을 통해 내 감정의 사연을 이해하고 현재를 깨달아 감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받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감정에는 당신만의 사연이 있다. 박용철 저자 심리학 책 추천 | 당신의 감정에는 당신만의 사연이 있...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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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책 추천 | 생의 절반에서 융을 만나다 | 소설로 읽는 융 심리학

이 책은 삼십 대 후반의 평범한 가장 노만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그러나 노만은 개인이 아니라 중년의 위기 때문에 고통받는 모든 사람을 대표한다. 작가는 노만이 정신분석을 받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을 중년의 위기를 치유하는 과정 속으로 이끈다. 이 책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칼 융의 주된 개념 페르소나, 그림자, 아니마와 아니무스, 콤플렉스, 적극적 명상, 투사, 성격 유형, 그리고 개성화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융은 중년의 위기를 심리적 혹은 정신적 균형을 맞추기 위한 수단으로 보았다. 다시 말해, 중년이 되면 인생 전반부에 살아 보지 못한 요소를 충족시키기 위해 심리적 혹은 정신적 재조정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심리학 개론서가 아니라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 소설이다. 노만과 분석가는 자신들의 가장 깊은 상처를 속속들이 파헤치는 아픔을 겪는다. 그들은 저 얻기 힘들다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라이프스타일과 아무런 보장도 없이 '자기' self를 재조직하라는 긴급한 내적인 요청 사이에서 끔찍한 갈등을 겪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노만과 그의 아내 낸시, 분석가와 그의 친구 아놀드, 신비로운 레이첼은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로 다가온다. 그들은 어딘가 우스꽝스럽지만, 우리는 쉽게 그들에게 공감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무자비할 정도로 정직하게 인간이 갖고 있는 심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북북서 지은이 대릴...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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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심리학 책 추천 | 마음 출구 있음 YOU TURN | 힐링 닥터 서공정규의 유턴 처방전

마음 출구 있음 YOU TURN 마음 출구 있음 YOU TURN 스트레스, 불안, 우울에서 행복으로 U턴할 기회는 바로 지금! 34년간의 정신과 진료, 상담, 1,000여 회의 강연으로 수십만 명의 삶을 변화시킨 힐링 닥터 사정정규의 뼈 때리는 뇌과학적 마음 출구 영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석사• 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영남대학교병원에서 인턴 • 전공의 수료 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하버드대 의대 메사추세 츠 종합병원 우울증 임상 연구센터(MGH DCRP) 임상 연구원과 방 문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교수, 동국대 학교 심신의학 연구소장, 교육부 위(Wee) 닥터 자문의 대표, 심리 지원단 전문의, 대한민국 힐링문화 진흥원 이사장, 한국생명연대 공동대표,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정신건강 국가책임제 추진 특별 위 원장,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총동창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마음 출구 있음 YOU TURN 우리 인생의 목표가 무엇일까요? 어릴 때부터 열심히 살라는 말을 자주 듣고 자랐다. 그런데 열심히 산다고 행복하지는 않았다. 열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다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 타고 있던 열차에서 내려서 다시 타면된다. 하지만 인생은 바로 쉽게 내릴 수도 없을뿐 더러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알 수가 ...

2023.09.17
2024.08.29참여 콘텐츠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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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책 추천 태어나는 말들 우리의 고통이 언어가 될 때 해방 글쓰기 밀리의 서재

에세이 책 추천 태어나는 말들 에세이 책 추천 태어나는 말들 조소연 『태어나는 말들』을 읽는 것은 '쓰기'가 어떻게 '낳기'이자 "낫기가 될 수 있는가를 목도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머니와 딸, 이 영원한 근친적 타자의 죽음을 끝끝내 언어화함으로써 마침내 재건과 회복으로 나아가는 이 책은 여성의 글쓰기가 어째서 가장 유효한 애도의 방식인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텍스트가 될 것이다. 조소연의 문제적 첫 책이 보여주는 쓰기의 관능과 권능, 이 미친 '씀'의 굿판에 당신도 어서 들어와, 같이 춤추자! -허은실(시인) 내가 부재하는 당신을 사랑하는 유일한 방법은 당신의 흔적과 유해를 낱낱이 그러모아 그 형상을 복원하는 일이었다. 당신의 형상과 지형도가 불완전한 미완성에 그친다 하더라도 나는 당신이 생의 광휘와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이었음을 기억하고자 했다. 당신의 인생에는 오로지 비극만 있었던 것이 아님을 얘기하고자 했다. 당신이 그토록 쏟아지는 빛의 한때에 속했던 인간임을 말하고자 했다. 나는 당신이 가진 그 빛과 어둠, 모두를 보고자 한다. 당신의 빛을 집어삼킨 그 어둠의 실체를 밝음의 세계 위에 꺼내놓고 싶다. 당신의 정신을 기울게 했던 그 파멸의 기원을 추적함으로써, 한낮 여름의 빛처럼 부서진 당신의 열망들을 세상에 드러내 보이고자 한다. 조소연 13년간 문학, 인문, 예술 분야 출판 편집자로 일했다. 2023년부터 제주에서 글쓰기 공...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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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고백 김영민 단문집 서울대 김영민 교수가 17년간 길어올린 아포리즘 좋은 글 짧은 글귀

하중은 있되 통증은 없이 살고픈 모두를 위한 책 가벼운 고백 김영민 '나’라는 허상에 집착해서 쉴 새 없이 자신을 찾아대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아무도 확언할 수 없다. 마침내 찾을때 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모르는 게 인생이 아니던가. 무엇을 위해 고단함을 견뎌야 하는지,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이 인생의 전모를 논리적 언어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삶은 종종 부조리와 경이를 간직한 모호한 현상이므로, 때로는 구름을 술잔에 담듯 삶을 담아야 한다. 드립은 바로 언어로 된 술잔이다. 성찰적 드립을 통해서만 표현되는 삶의 진실이 있다. 드립은 무엇인가 드립은 훈계와 다르다. 훈계는 화자가 청자의 우위에 선다는 점에서 억압적이다. 드립은 사랑의 밀어와 다르다 ‘썸’을 타던 이가 당신에게 “저는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고백했을 때, “저도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응답하면 그것은 사랑의 밀어다. “우리 엄마도 저를 사랑해요”라고 응답하면 그것은 망언이다. “저도 저를 사랑해요”라고 응답해야 드립이다. 드립은 망언과 모욕적인 언사와도 다르다. 안 좋은 일 때문에 놀랄 때마다, 놀라는 자신을 보고 한 번 더 놀란다. 삶에 이토록 은연중 기대하는 것이 많았다니! 가벼운 고백_김영민 세상에 만연한 이 기이한 희망들, 과도한 희망을 품고 살다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는 것은, 웃통 벗은 근육남이 계란 프라이를 부치다가 기름이 튀어 화상...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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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책 추천 | 오늘의 초록 | 윤미영작가 함께걷기

오늘의 초록 저자 윤미영 출판 미다스북스 발매 2024.07.04. 삶을 단단하게 성장시켜 주는 식물의 다정한 위로 에세이 책 추천 윤미영작가 오늘의 초록 윤미영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초록을 더 좋아하는 작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사는 법, 먹는 법, 옷 입는 법,세상의 모든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세아들을 키우는 워킹맘 나만의 작은 숲 : 네이버 블로그 에세이 <오늘의 초록>을 썼습니다. 식물을 키워요. 매일 책을 읽고 글로 생각을 나눕니다. blog.naver.com 초록이를 사랑하는 분 식집사이면서 책을 좋아하시는 분 플랜테리어에 관심 있는 분 삶을 사랑하는 분 위안을 받고 싶은 분 에세이 책 추천 | 오늘의 초록 책을 펼치는 순간, 자연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오늘의 초록>은 작가의 공간인 <나만의 작은 숲> 랜선집들이 초대장과도 같다. 아들 셋을 키우며 멋지게 꾸민 플랜테리어를 엿 볼수 있다. 초록이들이 노랗게 타들어가는 잎들을 정리하듯 지나온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과 초록이를 직접 키워 늘려가는 동안 내면이 탄탄해지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에세이 책 추천 | 오늘의 초록 초록을 좋아하지만 잘 키워내지 못하고 매번 시들어서 버리게 되면 다시 사 들이기를 반복한다. 나는 물만 열심히 주는 식집사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요리도 잘하고 초록이들도 잘 키워낸다. 저자는 아들을 세명을 키우며 학교에서 중등아이들을 가르치는...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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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에세이 책 추천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 덕질 | 덕후생활

"어떤 남자 좋아해?"라고 묻는다면 자기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답한다.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은 부지런하고 성실하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다. 그 일을 잘 해내기 위해 건강관리는 기본이다. 난 그런 남자가 좋다. 하루키다. 매일 10킬로를 달리면 좋겠지만, 비가 오는 날도 있고, 일이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는 날도 있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달리고 싶지 않은 날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미리 일주일에 하루쯤은 '쉬는 날'을 정해놓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주일에 60킬로, 한 달에 대충 260킬로라는 숫자가, 나에게는 '착실하게 달린다'라고 하는 일단의 기준으로 정할 수 있다. 매일 달리기를 하는 하루키를 보고 어떤 이는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의지가 강한 걸까? 그는 달리기를 지속할 수 있었던 건 의지보다도 좋아하는 운동이라 계속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일이라고 의지가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분명하게 알고 지속하는 남자도 좋다.(우유부단한 남자는 싫다.)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명하게 알고 자기관리를 잘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남자. 이것만으로도 매력 있지 않은가 그런데 글도 잘 쓴다 보통 잘 쓰는 게 아니다.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소설을 현실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마력이 있는 천재적인 작가이다. 글 쓰는 남자가 좋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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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집 추천 | 쓰기 일기 | 시인의 일기장 | 서윤후 산문집

산문집 추천 | 쓰기 일기 | 서윤후 산문집 산문집 추천 쓰기 일기 서윤후 산문집 글을 쓰는 일이든 책을 읽는 일이든 살아내는 일이든 시인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학을 읽기 위해서는 철학과 심리가 바탕이 되어야 인문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시를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과 자연을 은유로 바라보는 시선이 아닐까? 시인들은 어떻게 일기를 쓰는 걸까? 글의 모티브는 무엇이고 삶을 섬세하게 바라보는 방법은 무엇일까 시인이 쓰는 언어 속에 담긴 삶이 궁금했다. 산문집을 읽는 일은 그 사람과 가까워지는 일인 줄 알았는데 서윤후 작가의 산문집은 일상을 시언어로 쓰는 이야기였다. 우리의 삶에 있어 문학이 옹호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통찰과 깨달음의 기회를 선사하는 일이다. 표면적으로 훤히 드러나 부유하는 얇은 사실 속에서, 진실의 형체를 새로이 빚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문학이 실존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문학은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감각의 뒤안길에서 일렁임으로 머물러 있다. 당신과 당신의 가장 문학적인 것 / 쓰기 일기 산문집 추천 | 쓰기 일기 | 서윤후 산문집 서윤후 산문집 [쓰기 일기]는 시인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기록했던 글들을 월 별로 나누어서 정리되어 있다. 1월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과 정리를 하는 순간의 타이핑 소리부터 3월 밤에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새떼들로 활...

2024.03.28
6일 전참여 콘텐츠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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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삶의 권태가 불러온 사멸 온라인 독서 모임 고전문학 읽기 민음사 세계문학

마담 보바리 저자 귀스타브 플로베르 출판 민음사 발매 2000.02.25. 마담 보바리는 플로베르의 고향인 루앙에서 실제로 존재했던 로즈 보바리라는 여성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불륜을 소재로 다루었다. 피상적으로 보면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엠마는 평범한 시골의사와 결혼한다. 하지만 열정도 많고 낭만적인 꿈을 가진 그녀와는 달리 남편은 순박하고 단순하다 또한 아름다운 엠마에 대한 사랑은 아내에게 헌신적이었다. 번역가 김화영 교수는 그를 타인에 대한 물리적 확인에 이어 자아상실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표현했다. 아내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할정도로 무지하다. 플로베르는 엠마를 통해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억압과 규범으로 인해 여성의 제한된 역할을 비판하고자 했다. 그는 '엠마는 나 자신이었다'라고 말하며 이 작품의 소재인 불륜은 인간이 삶에서 느끼는 권태로 인한 공허감과 불안감을 내적 성장이 아닌, 외부에서 찾아 쾌락과 사치로 채워 사멸에 이르게 되는 모습을 담아냈다. 쇼펜하우어는 쾌락을 추구하는 삶은 고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금욕적인 삶을 권장했다. 인간은 욕망과 권태로 점철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욕망이 충족될 때 잠시의 만족을 가져오지만, 결국 새로운 욕망으로 이어져 인간을 끊임없는 고통 속에 가두게 된다고 말했다. 권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선다. 권태는 호기심의 원천이라고 했...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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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 불멸 | 민음사 세계문학

불멸 저자 밀란 쿤데라 출판 민음사 발매 2011.11.25. 불멸 밀란 쿤데라 밀란 쿤데라의 연보로 보는 소설→ 우스운 사랑(1963 단편)-농담(1967 첫 장편)-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1982)-소설의 기술(1986년 에세이) 1988년 미국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는 영화화(프라하의 봄) 했다 -불멸(1990)-느림(1994)-정체성(1997)-향수(2000)-커튼(소설에 관한 에세이 2005)이다. <민음사 밀란 쿤데라 읽기 참고> 7부로 이루어진 소설은 1부의 시작과 7부는 연결이 되어 있다. 2부, 4부는 소설 속의 에세이라고 해야 하나 장르 구분이 어렵다. 불멸과 감정적 인간(호모 센티멘탈리스)에 대한 쿤데라의 고찰이라 할 수 있다. 영원회귀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 괴테, 베티나, 나폴레옹, 베토벤, 헤밍웨이 등을 불러내어 죽음 후의 불멸을 다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6부는 소설 속의 또 하나의 소설이다. 6부 <문자반>에서 쿤데라는 이 소설[불멸]에서 하고 싶은 내용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호로스코프위의 고정된 별자리로 인한 운명의 본질에 대해, 사랑, 수줍음에서 오는 몸짓, 영예, 우연, 영원회귀할 수 없는 유한한 시간, 인생의 에피소드들의 본질과 개인의 공동체를 아랍 전화 놀이로 비유한다. 전체 줄거리를 따라 선형적으로 읽으면 이해하기 힘든 소설이다. 이 소설의 시작은 쿤데라가 헬스클럽...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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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 우스운 사랑들 | 밀란 쿤데라

우스운 사랑들/밀란 쿤데라 우스운 사랑들 밀란 쿤데라 지난 4월 문학 함께 읽기 한 밀란 쿤데라의 단편집 [우스운 사랑들]이다. 난 단편소설보다 장편소설을 좋아한다. 이유는 단편소설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더 어렵기도 하지만 읽고 난 후 뿌듯함보다는 헛헛 마음이 들곤 해서였다. 하지만 쿤데라의 단편은 달랐다. 은유(메타포) 적인 단어에서 상징하는 개념을 찾아 읽기에 흥미로웠고 비유적인 문장에 매료되었다. [우스운 사랑들] 7편의 단편들이 밀란 쿤데라의 작품들의 모티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누구도 웃지 않으리- 농담, 모험 우리는 눈을 가린 채 현재를 지나간다. 기껏해야 우리는 현재 살고 있는 것을 얼핏 느끼거나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나중에서야 눈을 가렸던 붕대가 풀리고 과거를 살펴볼 때가 돼서야 우리는 우리가 겪은 일을 이해하게 되고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우스운 사랑들/밀란 쿤데라 "나"는 논평을 요청하며 가져온 논문이 형편없다는 것을 당사자에게 말하지 못한다. 논문에 대한 평가를 미루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갈수록 커지며 사랑하는 여인은 거짓말을 하는 남자를 존경할 수 없다고 떠나고 교수직까지 잃게 된다. 스스로 모험이라는 말에 안장을 맸다고 생각하고 말을 달렸지만 그것은 환상이었다.(56p) 눈을 가렸던 붕대가 풀리고 과거를 살펴볼 때야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실수를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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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책 추천 | 소피의 선택 | 윌리엄 스타이런 | 민음사 세계문학

책 추천 소피의 선택 윌리엄 스타이런 <소피의 선택>은 피할 수 없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 극단적인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를 일컫는 관용구로 쓰이고 있다. 이 소설을 읽게 된 동기는 페터 비에리의 <삶의 격>에 희생된 자아 존중, 존엄성의 희생은 존엄성의 상실이 아니라는 의미로 예시한 작품이었다. 소설 <소피의 선택>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간 소피는 자식을 구하기 위해 독일군 장교 루돌프 헤스의 군화를 핥는 부분을 언급하며 희생된 자아존중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상의 잣대는 그곳에서는 잘못된 잣대였다. 존엄성을 지키며 산다는 것은 인간의 생명에 대한 무리한 요구와 위협에 답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일정 정도의 자유와 개인의 독립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것이 남김없이 소멸될 정도로 인간이 막바지까지 몰린 상황에서는 존엄성의 그 어떤 이상도 무너지고 만다. 존엄성에 대한 시비 자체가 대두될 수 없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어떤 판정을 내린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삶의 격/페터 비에리 윌리엄 스타이런은 <소피의 선택>을 쓰기 위해 십여 년의 세월을 매달렸다. 나치의 인종 대학살과 여러 정책, 미국의 노예제도와 흑인 반란과 인종 차별주의에 대해 역사학자와 가까울 정도로 치열하게 연구하여 이 소설에 고스란히 담아놓았다. 스타이런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관한 이야기라 암울하...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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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지와 사랑 | 우정이란 무엇일까? | 로고스와 에로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민음사 세계문학 | 우정이란 무엇일까? | 로고스와 에로스 세계문학전집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헤르만 헤세 세계문학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헤르만 헤세의 성장기 체험이 고스란히 담긴 ‘내 영혼의 자서전’이라고 말한다. 이 작품에는 작가 스스로 겪은 삶이 체험이 강하게 투영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의 영혼에 새겨진 삶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헤세는 쉰세 살이 되는 1930년에 이 소설을 발표했다. 소설의 시작은 아리아브론 수도원이다. 나르치스는 수도원에서 가장 젊은 선생님이고 골드문트는 학생이다. 나르치스 나르치스는 사변가요 분석가이다. 고결하고 섬세한 성품을 가지고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알아보는 감각을 가졌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민음사 세계문학 | 우정이란 무엇일까? | 로고스와 에로스 나르치스는 골드문트를 보는 순간 자신이 잃어버린 또 다른 반쪽을 만난 기분이었다. 나르치스는 마치 황금새처럼 너무나 멋진 소년이 자기 한테로 날아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군계일학처럼 외로웠던 나르치스는 골드문트가 모든 면에서 자기와 상반된 존재인 거 같으면서도 닮은 데가 있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았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민음사 세계문학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민음사 세계문학 | 우정이란 무엇일까? | 로고스와 에로스 골드문트 골드문트는 몽상가로서 어린이처럼 순진한 영혼의 소유자이다. 골드문트는 아버지의 소원인 아들이...

2023.10.31
2023.10.03참여 콘텐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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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 추천 | 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 | 창비시선

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 ‘우리’가 ‘나’라는 사람에 머물지 않고 다른 존재들과 함께 멀리까지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시인은 담았다고 이야기한다. [책마을] "무시 당하는 '별종'들에게 위로를" “1500년대 유럽에선 머리 긴 여자들을 ‘마녀’라고 불렀대요. ‘남들과는 다른 존재’의 목소리는 무시당하곤 했죠.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해선 이런 사람들까지도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두 번째 시집 < n.news.naver.com 깊이 잠들었다 눈뜬 아침에는 내 인생이 오래된 영화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오래된 것은 그저 오래된 것 한옥 마을 앞에서 ‘얼마든지, 얼마든지’ 약속하는 두 사람 같은 것 레트로풍의 활짝 벌어지는 주름치마를 입고 인간의 역사를 다룬 영화를 볼 때 활짝 펼쳐진 입체 그림책같이 올록볼록 솟아나는 사람과 풍경들 이 세상은 알 수 없는 은유로 가득해. <오래된 영화 중에서> 밤이 검은 건 밤에는 차선을 구별하기가 힘들어지고 서로의 실루엣을 가볍게 통과하고 밤이 검은 건 우리가 서로를 마주 봐야 하는 이유야 어둠 속에서 이야기는 생겨나고 종이 한 장의 무게란 거의 눈송이 하나만큼의 무게이겠으나 무수한 이야기를 싣고 달리는 선로만큼 납작하고 가슴을 가볍게 누르는 중력만큼이나 힘센 것 한 장의 중이는 이혼을 선언하는 종지부이거나 사망신고서 찢어버린 편지이기도 하지 내가 한 장의 종이를 들고 전봇대 위로 올라가 홀로...

2023.10.03
10
가을 시집 추천 |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 이정하

머리가 복잡하거나 영혼을 쉬게 하고 싶을 때 지금 읽는 책이 집중이 안 될 때 옆에 두고 읽는 시집 이정하 님의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가을 시집 추천 |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 이정하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저자 이정하 출판 문이당 발매 2016.02.10.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1장 기대어 울수 있는 한 가슴 길 위에서 길 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여, 너는 왜 저만치 멀리 서 있는가 왜 손 한 번 따스하게 잡아주지 않는가 길을 간다는 것은 확신도 없이 혼자서 길을 간다는 것은 늘 쓸쓸하고도 눈물겨운 일이었다. 가을 시집 추천 |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 이정하 아주 잠깐 너에게서 벗어났다고 여긴 적이 있었어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어. 그걸 깨닫는 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 너에게서 벗어나다니, 감히 말하지만 그건 내가 죽어서 나 가능한 일이야.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길이었다’라는 시가 있어. 나희덕 시인의 [푸른 밤]에 나오는 구절이야. 그래 맞아 세상에 나 있는 수없이 많은 길 중에서 어느 한 길도 너를...

2023.09.09
2024.08.30참여 콘텐츠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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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사랑의 혁명을 꿈꾸는 휴머니스트 클래식 클라우드 밀리의 서재

에리히 프롬 엔스 푀르스터 엔스 푀르스터 독일의 사회심리학자다. 고정관념, 편견, 자기통제 등을 주제로 다수의 논문과 저서를 발표했으며, 이를 대중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연구 활동 외에도 여러 미디어를 통해 심리학을 알리고 있다 독일 트리어 대학교에서 문학과 철학과 심리학을, 자를란트 대학교에서 오페라 성악을 전공했다. 저서로 『소유와 포기의 심리학』, 『나는 정말 나를 알고 있는가』, 『바보들의 심리학』 등이 있다. 클래식 크라우드 시리즈는 거장들의 삶의 궤적을 여행의 방식을 쫓으며 그들의 책을 분석하고 저자의 해석으로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내놓은 시리즈이다. 작가, 화가, 철학자 들의 전기를 읽고 싶을 때 선택하는 출판사이다.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의 저서들을 읽기 전 그의 생애와 사회적 환경과 배경을 알고 싶어 클래식 크라우드의 에리히 프롬을 읽었다. 독일 사회심리학자인 저자(엔스 푀르스터)는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아 심리학으로 진로를 바꾸고 소유하는 삶이 아닌 존재를 추구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에리히 프롬』 책에서 프롬의 삶과 사상에 관한 특별하고도 친절하게 안내했다. 프롬의 저서들을 읽기 전 생애와 정신의 영향을 주었던 장소들을 여행하듯 읽기 좋았다. 에리히 프롬에 대하여 프롬은 1900년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탈무드 학자였던 ...

2024.08.30
6
심리학 책 추천 | 관계의 언어 | 문요한

관계의 언어 마음 헤아리기 심리학 문요한 친구나 자녀가 잘 다니던 직장을 갑자기 그만둔다고 이야기하면, "지금 너 제정신이야? 어떻게 들어간 회산데?" "아니, 그만두고 뭘 하겠다는 계획은 있어야지!" 이런 말을 듣고 더 깊은 속마음을 드러내기는 어렵다. "네가 그렇게 힘든 줄 몰랐어. 어렵게 들어간 곳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였구나 뭐가 그렇게 힘들었어?" 이런 대답을 듣는다면 상대 또한 마음을 털어놓기가 편할 것이다. 하지만 우린 알면서도 안되는 경우가 있다. 친한 사이일수록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때가 있다.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대화가 중요하다. 대화는 마음읽기에서 시작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 헤아리기에서 시작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말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관계의 언어가 바뀌려면 관계를 맺는 마음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에서는 마음의 작동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마음 읽기'라는 자신의 느낌이나 짐작으로 상대의 마음을 판단하는 것을 말하며, '마음 헤아리기'는 판단을 유보하고 상대의 마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말한다. [관계의 언어]는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왜 인간관계는 아무리 노력해도 힘든 지' 살펴본다. 2장에서는 마음 헤아리기 능력이 어떻게 발달한 고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이야기한다. 3장에서는 마음 헤아리기가 잘 작동하려면 무엇이 필...

2024.05.06
6
심리학 책 추천 |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무의식에 비친 나를 찾아서 | 김서영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무의식에 비친 나를 찾아서 | 김서영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무의식에 비친 나를 찾아서 김서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이 책은 어렵지 않다. 꿈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나를 좀더 알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방법을 모르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라캉이 재해석한 학문을 연구하고 카를 융의 분석심리학도 공부한 김서영교수의 책이다. <꿈의 해석>에서 나오는 꿈 사례를 통해 프로이트적 꿈분석과 카를융의 분석심리학적 해석을 함께 다루는 부분은 흥미롭게 읽었다. 예술과 문학, 영화를 예를 들어 이야기 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이용하여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말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신분석학의 중심 기법은 꿈분석이다. 정신분석이 꿈꾸는 세상은 우리 한사람 한 사람이 모두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세상입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꿈을 적어서 매번 분석할 필요까지는 없다. 기억에 남는 꿈을 적어 한 달에 한 번 몇 달에 몇 번이라도 분석하면 자신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분석이 모이면 하나의 흐름이 만들어지며 본인의 마음의 지도가 그려진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꿈을 분석하는 이유,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는 방법, 프로이트의 꿈 분석 사례 그리고 생활 속의 정신...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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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책 추천 | 프로이트의 의자 | 정신분석가 정도언

심리학 책 추천 | 프로이트의 의자 심리학 책 추천 프로이트 의자 정도언 15년 동안 독자들에게 한결같이 사랑받은 대한민국 대표 심리서, 심리학 분야 최고의 스테디셀러인 [프로이트 의자]는 마음의 깊은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인 정신분석으로 내 마음의 상처들을 이해하고 여린 마음을 보호하기 위한 누구에게나 있는 방어기제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정신분석가는 내담자의 엉클어진 마음을 관찰하다가 그가 스스로 엉킨 곳을 풀게 도와준 후에 자유롭게 다 버리도록 놓아주는 주는 역할을 합니다. 마음속 얽힌 응어리를 풀어내는 일은 간단치 않습니다. 마음속 갈등의 뿌리도 무의식에 묻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마음속에 실뭉치 같은 응어리가 풀리는 순간 우리는 자유로워집니다. 마음은 빙산과 같다. 커다란 얼음덩어리의 일부분만이 물 위로 노출된 채 떠다닌다. 프로이트 마음을 들여다보는 정신분석 렌즈 내 마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프로이트는 마음을 지형 이론과 구조 이론으로 나눈다. 지형 이론은 전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눈다. 첫사랑의 이름을 완전히 잊지 못하고 아련하게 남아있는 것을 전의식이라고 비유했다. 금지된 욕망 차마 표현하지 못하는 성욕과 드러내지 못하고 누르고 있는 공격성, 금지된 사랑은 무의식에 살고 있다고 한다. 내 안에 세 사람이 살고 있다? 구조 이론이다. 이드(Id), 초자아(superego), 자아(ego) 이렇게 세 명의 사...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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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책 추천 |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 | 부모교육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 심리학 책 추천 하지현 정신건강희학과 전문의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병원과 학교에서 진료하며, 읽고 쓰고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공의와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캐나다 토론토 정신분석연구소에서 연수했고 2008년과 2022에 한국 정신분석학회 학습상을 받았다.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 결혼을 앞둔 성인이 된 큰 딸과 이십대 후반인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제목을 보는 순간, 이건 내가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에 구입했다. 내돈내산^^ 성인이 된 자녀와는 어떻게 지내야 할까 부모의 역할은 언제까지 일까 아이들이 어릴 때는 어떻게 키워야 할지 건강, 교육에 관한 궁금증에 책을 펼쳤다면 이번엔 성인이 된 두 딸들과 건강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다. 중년의 불안과 우울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다. 성인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어른이 된 자녀를 아이처럼 키우다가는 부모가 점점 힘이 빠지면서 부모와 자녀 모두 힘들어질 수 있다.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어른과 어른으로서의 부모 자녀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부모로서 느끼는 불안을 다스리고 자녀와 어른과 어른의 관계를 맺는 법에 대해, 자녀에게 '충분히 좋은 부모이자 어른, 혹은 노년의 롤 모델이 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

2023.12.12
2024.08.08참여 콘텐츠 5
8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한 강 시집 | 문학과 지성사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 강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1993년에 시인으로 등단한 한강이 거의 20년 만에 묶는 첫 시집이다.조연정 해설가님의 글도 참 좋았다. 말과 동거하는 인간으로서 한강은 침묵의 그림을 그리는 시인이라고 했다. 한강의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그림의 실재가 궁금하다면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를 읽기를 권하고 있다. 이 시집 안에는 침묵의 그림에 육박하기 위해 피 흘리는 언어들이 있다. 그리고 피 흘리는 언어의 심장을 뜨겁게 응시하며 영혼의 존재로서의 인간을 확인하려는 시인이 있다. 그때 내가 가장 처절하게 인생과 육박전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헐떡이며 클린치한 것은 허깨비였다. 허깨비도 구슬땀을 흘렸다 내 눈두덩에, 뱃가죽에 푸른 멍을 들였다. 그러나 이제 처음 인생의 한 소맷자락과 잠시 악수했을 때, 그 악력만으로 내 손뼈는 바스러졌다. 뙤약볕에 마르는 날이 간다 끈적끈적한 것 비통한 것까지 함께 바싹 말라 가벼워지는 날 겨우 따뜻한 내 육체를 메스로 가른다 해도 꿈틀거리는 무엇도 들여다볼 수 없을 다만 해가 있는 쪽을 향해 눈을 감고 주황색 허공에 생명, 생명이라고 써야 하는 날 혀가 없는 말이어서 지워지지도 않을 그 말을 해부 극장 새벽에 들은 노래 봄빛과 번지는 어둠 틈으로 반쯤 죽은 넋 얼비쳐 나는 입술을 다문다 봄은 봄 숨은 숨 넓은 넋...

2024.08.08
8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 박연준 | 시집 추천

박연준 | 시집 추천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박연준 재봉틀과 오븐 늙는다는 건 시간의 구겨진 옷을 입는 일 모퉁이에서 빵냄새가 피어오르는데 빵을 살 수 있는 시간이 사라진다. 미소를 구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높은 곳에 올라가면 기억이 사라진다. 신발을 벗고 아래로 내려오면 등을 둥글게 말고 죽은 시간 속으로 처박히는 얼굴 할머니가 죽은 게 사월이었나 사월 그리고 사 월 물어볼 사람이 없다. 당신과 나를 아는 사람은 모두 죽거나 죽은 것보다 멀리 있다. 사랑을 위해선 힘이 필요해. 라고 말한 사람은 여기에 없다 만우절에 죽었다 그의 등, 얼굴, 미소를 구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사랑과 늙음과 슬픔, 셋 중 무엇이 힘이 셀까 궁금해서 저울을 들고 오는데 힘은 무게가 아니다. 힘은 들어볼 수 없다. 재봉틀 앞에 앉아 있고 싶다 무엇도 꿰매지 않으면서 누가 빵을 사러 가자고 노크하면 구겨진 옷을 내밀고 문을 닫겠다. 당신은 내 앞에 내려앉은 한 벌의 옷 사랑한 건 농담이었어, 당신이 변명하면 나는 깨진 이마 같은 걸 그려볼 것이다. 웃을게요 웃음을 굽겠습니다. 저녁엔 얇아진다. 침대에 앉아 바지를 벗고 양말을 벗으며 나를 찾는다 부풀거나 야윈, 나라는 조각들 발치에 개켜두고 찾는 것은 나, 찾는 사람도 나 책상 위에 접혀 있는 것 변기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 고양이가 핥아먹은 것 모두 다 나 무너지는 산을 등으로 막아야 하는 것도 ...

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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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집 추천 |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 이정하

머리가 복잡하거나 영혼을 쉬게 하고 싶을 때 지금 읽는 책이 집중이 안 될 때 옆에 두고 읽는 시집 이정하 님의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가을 시집 추천 |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 이정하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저자 이정하 출판 문이당 발매 2016.02.10.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1장 기대어 울수 있는 한 가슴 길 위에서 길 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여, 너는 왜 저만치 멀리 서 있는가 왜 손 한 번 따스하게 잡아주지 않는가 길을 간다는 것은 확신도 없이 혼자서 길을 간다는 것은 늘 쓸쓸하고도 눈물겨운 일이었다. 가을 시집 추천 |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 이정하 아주 잠깐 너에게서 벗어났다고 여긴 적이 있었어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어. 그걸 깨닫는 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 너에게서 벗어나다니, 감히 말하지만 그건 내가 죽어서 나 가능한 일이야.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길이었다’라는 시가 있어. 나희덕 시인의 [푸른 밤]에 나오는 구절이야. 그래 맞아 세상에 나 있는 수없이 많은 길 중에서 어느 한 길도 너를...

202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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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 추천 | 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 | 창비시선

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 ‘우리’가 ‘나’라는 사람에 머물지 않고 다른 존재들과 함께 멀리까지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시인은 담았다고 이야기한다. [책마을] "무시 당하는 '별종'들에게 위로를" “1500년대 유럽에선 머리 긴 여자들을 ‘마녀’라고 불렀대요. ‘남들과는 다른 존재’의 목소리는 무시당하곤 했죠.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해선 이런 사람들까지도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두 번째 시집 < n.news.naver.com 깊이 잠들었다 눈뜬 아침에는 내 인생이 오래된 영화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오래된 것은 그저 오래된 것 한옥 마을 앞에서 ‘얼마든지, 얼마든지’ 약속하는 두 사람 같은 것 레트로풍의 활짝 벌어지는 주름치마를 입고 인간의 역사를 다룬 영화를 볼 때 활짝 펼쳐진 입체 그림책같이 올록볼록 솟아나는 사람과 풍경들 이 세상은 알 수 없는 은유로 가득해. <오래된 영화 중에서> 밤이 검은 건 밤에는 차선을 구별하기가 힘들어지고 서로의 실루엣을 가볍게 통과하고 밤이 검은 건 우리가 서로를 마주 봐야 하는 이유야 어둠 속에서 이야기는 생겨나고 종이 한 장의 무게란 거의 눈송이 하나만큼의 무게이겠으나 무수한 이야기를 싣고 달리는 선로만큼 납작하고 가슴을 가볍게 누르는 중력만큼이나 힘센 것 한 장의 중이는 이혼을 선언하는 종지부이거나 사망신고서 찢어버린 편지이기도 하지 내가 한 장의 종이를 들고 전봇대 위로 올라가 홀로...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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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추천 | 문학동네 시인선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 이병률

시집 추천 | 문학동네 시인선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 이병률 한 사람이 남기는 것은, 오로라 당신 사라지고 당신 주변 사람들은 당신의 기물 앞에 앉아 당신의 비밀번호를 조합해나가기 시작합니다 노트북의 비밀번호를 찾는 사람들은 당신 생일부터 떠올립니다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도출해야 일이 되는 동료들은 당신의 배후를 관심 있어 합니다 통장과 카드의 비밀번호를 더듬어보던 가족들은 당신이 했던 말들의 내력을 곱씹습니다 니다 어쩌면 비밀번호가 숫자에 관련되지 않았을 거라 추측합니다 그렇다면 미래는 잡지 있습니까.라고 누군가 묻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사라지고 나자 막 잡기기 시작한 영훈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가위를 들고 몸체를 잘라나갑니다 비밀번호를 동그라미라든가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지 않고 사람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숫자를 대한 것이라고 어제로 통하는 통로를 그런 식으로 찾곤 했노라고 몇백 년 후에 누군가는 적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한 사람의 지도 조각들이 다 맞춰진다 치더라도 한 사람의 심연이 내뿜는 저 밤하늘의 마지막 전기를 만 질 수 있을까요 시집 추천 | 문학동네 시인선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 이병률 단추가 느슨해지다 인연이 느슨해져서 꽉 물고 안 놓을 것만 같던 인연이 헐거워져서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라서 밤길을 걷고 걸었다 집으로 돌아오기보다는 집을 나서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싶어 밤길을 걷다 돌고 돌아서...

2023.11.03
2022.07.19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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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신현림

우화의 강 마중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저자 신현림 출판 걷는나무 발매 2018.03.21.

2022.07.07
2023.11.23참여 콘텐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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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 | 구운몽 김만중 | 고전 읽기

민음사 세계문학 | 구운몽 김만중 한국 고전 구운몽 서포 김만중은 김장생의 증손이자 인경황후의 부친인 김만기의 친동생이다. 학식과 명예를 모두 가지고 있었던 대단한 집안의 아들이었다. 오늘날과는 달리 소설을 창작하는 일이 천대받던 시기였는데 비판을 감수하고 소설을 창작했다.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지극한 김만중은 유배생활로 인해 쓸쓸하게 지내고 그곳에서 어머니의 생일을 맞아 생이별의 눈물을 흘린다는 시도 남겼다. 어머니를 즐겁게 하기 위해 썼다는 소설 구운몽. 민음사 세계문학 | 구운몽 김만중 성실한 불제가였던 성진이 팔선녀에게 수작을 걸어 스승에게 꾸짖음을 받고 양소유라는 자로 환생해 장수가 되고 재상이 되고 두 부인과 여섯 첩과 여생을 즐긴다. 하지만 이 모든 게 하룻밤의 꿈이었다. 판타지 소설같은 구운몽 민음사 세계문학 | 구운몽 김만중 소자가 어찌 감히 의심 하리이까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 다 각각 다르니 사부의 눈이 어찌 소자와 같겠사옵니까? 그렇지 않다. 봉황과 기린은 사람마다 상서로운 줄 알고 청천백일은 사람마다 그 청명함을 우러러 보나니 만일 눈 없는 사람이 아니면 어찌 자도가 고운 줄을 모르리오? 양소유는 부인(정경패)이 될 여인 얼굴이 궁금하여 여장으로 변장까지 한다. 여관의 복색을 하고 거문고를 타서 저로 하여금 듣게 하면 분명 부인께 고할 것이고…. 양랑은 얼굴이 곱고 입 위에 수염이 나지 않았고, 우리 출가한 사람...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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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지와 사랑 | 우정이란 무엇일까? | 로고스와 에로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민음사 세계문학 | 우정이란 무엇일까? | 로고스와 에로스 세계문학전집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헤르만 헤세 세계문학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헤르만 헤세의 성장기 체험이 고스란히 담긴 ‘내 영혼의 자서전’이라고 말한다. 이 작품에는 작가 스스로 겪은 삶이 체험이 강하게 투영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의 영혼에 새겨진 삶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헤세는 쉰세 살이 되는 1930년에 이 소설을 발표했다. 소설의 시작은 아리아브론 수도원이다. 나르치스는 수도원에서 가장 젊은 선생님이고 골드문트는 학생이다. 나르치스 나르치스는 사변가요 분석가이다. 고결하고 섬세한 성품을 가지고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알아보는 감각을 가졌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민음사 세계문학 | 우정이란 무엇일까? | 로고스와 에로스 나르치스는 골드문트를 보는 순간 자신이 잃어버린 또 다른 반쪽을 만난 기분이었다. 나르치스는 마치 황금새처럼 너무나 멋진 소년이 자기 한테로 날아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군계일학처럼 외로웠던 나르치스는 골드문트가 모든 면에서 자기와 상반된 존재인 거 같으면서도 닮은 데가 있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았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민음사 세계문학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민음사 세계문학 | 우정이란 무엇일까? | 로고스와 에로스 골드문트 골드문트는 몽상가로서 어린이처럼 순진한 영혼의 소유자이다. 골드문트는 아버지의 소원인 아들이...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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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 밀란 쿤데라 정체성 | 밀란 쿤데라 민음사 전집 |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밀란 쿤데라 정체성 정체성 저자 밀란 쿤데라 출판 민음사 발매 2012.05.18. 정체성 밀란 쿤데라의 작품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재밌게 읽었었다. 하지만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이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소설이었다. 밀란 쿤데라의 별세 소식을 듣고 집에 꽂혀진 [정체성]을 읽었다.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흥미롭게 시작하지만 꿈과 현실의 경계의 모호함이 몽상으로 변했던 정확한 순간은 언제인지. 그 경계선은 어디에 있는지 샹탈조차도 정확한 경계선이 언제인지 모르고 꿈에서 깨어나고 소설도 끝이 난다. 아니, 그냥 당신을 보기만 할 거야 밤새도록 스탠드를 켜 놓을 거야 매일 밤마다. 밀란 쿤데라 정체성 183 밀란 쿤데라 정체성 철학적인 메시지가 은유적인 표현으로 함의되어 있는 소설이다. 정체성의 의미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나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사회에서 바라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페르소나에 색이 입혀지고 어떤 색이 나의 색인지 회색 인간이 되어가며 진정한 나를 찾는데 힘들어하고 있다. 현재 삶에 대한 권태와 미래의 불안으로 인해 공허함과 우울 증상 속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권태에는 세 가지 범주가 있다. 수동적 권태, 춤을 추고 하품하는 소녀, 적극적 권태, 연 애호가,반항적 권태, 자동차에 불 지르고 창유리를 깨는 젊은이들 밀란 쿤데라 정체성 21~22 연인인...

202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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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읽기] 위대한 유산

위대한 유산 민음사 유산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약속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네. 내 손에는 이미, 자네의 적절한 교육과 생활을 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의 많은 돈이 맡겨져 있다네 258 누군가에게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준다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지도 않은 행운이 나에게 왔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는다면? 로또가 당첨되는 기분이겠지. 그러면 내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욕망도 사라질까? 책을 읽게 된 동기 작년 세계사에 빠져서 영국과 프랑스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적이 있다. 그러면서 미드 빅토리아를 보게 되었다.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물질적인 부의 축적으로 급속하게 성장을 하는 시기이다. 드라마에서 빅토리아의 대사에서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언급을 한다. 그 대사에 꽂혀서 유대한 유산이라는 책을 구매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 읽게 된 계기는 한동안 융의 심리학에 빠져 있으면서 소설을 등한시해 왔기도 하고 간결하지만 깊이 있고 흥미로운 스토리에 감명을 받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다.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이 소설은 디킨스의 소설들 중에서도 작가적 솜씨가 특히 훌륭하게 발휘된 대표작이다. 이 소설은 디킨스 특유의 따뜻한 해학과 사회 풍자,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깊은 통찰 등이 잘 녹아 있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문학작품에 필요한 형식적 완결성과 내용의 보편성까지 갖춰져 있는 걸작이다. 디킨스의 많은 훌륭한 작품들 가운데...

2022.04.30
[서머싯 몸] 면도날

면도날 서머싯 몸 면도날 The Razor's Edge 면도 칼의 날카로운 칼날을 넘어서기는 어렵나니, 그러므로 현자가 이르노니, 구원으로 가는 길 역시 어려우니라 카타 우파니샤드 <인간의 굴레>를 먼저 읽어보고 싶었으나 집에 서머싯 몸의 책 중 면도날만 안 읽은 거 같아서 먼저 읽게 되었다. 인간의 굴레는 내년에나 읽게 될 듯하다. 삶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이라고 하는 말에 공감이 간다. 지금도 난 성장을 하고 있으니까^^ 면도날 역시 성장소설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를 읽은 분이라면 그 맥락과 조금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듯하다. 우리가 사는 삶 자체가 달과 6펜스의 번뇌에서 오는 건 아닐까? 우리가 경제적 자유를 갈망하는 건 달과 같은 인생을 살아 보고 싶어서 일거 같다. 이 소설은 서머싯 몸이 과거를 회상하듯 글이 전개가 된다. 엘리엇의 조카인 이자벨과 이자벨의 약혼자인 래리가 주축이 되어 그들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달의 인생을 추구하는 래리 "너희 두 사람은 마치 이런 친구들 같다고 할 수 있어 함께 휴가를 보내고 싶지만, 한 명은 그린란드의 빙산에 가고 싶어 하고, 또 한 명은 인도의 산홋빛 해안에서 낚시를 하고 싶어 하는 경우 말이야" 화자인 몸이 이자벨에게 말하듯 래리는 이자벨과는 인생관이 다르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직접 옆에서 죽어가는 모...

2021.10.26
2023.09.24참여 콘텐츠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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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 딸에 대하여 |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 성소수자 딸을 둔 엄마이야기

소설책 추천 | 딸에 대하여 딸에 대하여 김혜진 장편소설 소설을 쓰는 동안엔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해라는 말속엔 늘 실패로 끝나는 시도만 있다고 생각한 기억도 난다. 그럼에도 내가 아닌 누군가를 향해 가는, 포기하지 않는 어떤 마음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이 소설도 끈질기게 지속되는 그런 수많은 노력 중 하나가 아니었는지. 작가의 말 작가는? 소설책 추천 | 딸에 대하여 2012년<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치킨 런]이 당선되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중앙역]으로 제5회 중앙 장평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어비]가 있다. [딸에 대하여]는 2018년 장편소설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책 추천 | 딸에 대하여 나는 내 딸이 이렇게 차별받는 게 속이 상해요. 공부도 많이 하고 아는 것도 많은 그 애가 일터에서 쫓겨나고 돈 앞에서 쩔쩔매다가 가난 속에 처박히고 늙어서까지 나처럼 이런 고된 육체노동 속에 내던져질까 봐 두려워요. 그건 내 딸이 여자를 좋아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잖아요. [딸에 대하여] 2019년에 읽었던 소설이다. 등장인물 / 2019/01/26 카카오스토리 기록 줄거리 요양보호사인 엄마는 치매 노인인 젠을 노인 보호 시설에서 돌보고 있다. 젠은 젊은 시절 상당히 유명한 사람이었다. 외국인 노동자 후원을 하는 등 사회의 약자들에게 많...

20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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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소설 신간

소설책 추천 아주 희미한 빛으로 최은영 소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양장) 저자 최은영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3.08.07.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소설집 잔잔한 재즈 음악이나 첼로의 선율이 흐르는 조용한 방 안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책에 기대어 아주 희미한 빛으로 위로 받기 위함이라는 걸 아는 듯 햇살은 그녀 등을 따스하게 비추고 있다. 표지가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의 소설집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는 거 같다. 소설을 왜 읽는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간접경험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이야기인 듯 하지만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나의 감정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조지 오웰의 에세이를 읽고 난 후라 표제작이었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막 읽기 시작할 때 너무나도 반가웠다.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의 이야기. 표제작부터 마음이 무겁다. 용산참사 사건을 찾아보게 되었다. 용산참사(2009) 2009년 1월 20일 서울시 용산 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하던 철거민과 경찰이 대치하던 중 화재로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 외국어 표기 | 龍山慘事(한자) | 용산 4구역 재개발의 보상대책에 반발해 온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등 30여 명이 적정 보상비를 요구하며 2009년 1월 20일 새벽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위치한 남일당 건물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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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문학동네 인선의 꿈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책을 다 읽고 작가님의 낭독하신 첫 부분을 듣는다. 애상적인 목소리와 미려한 문장들은 제주도의 눈 쌓인 모습이 선연하다 성근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내가 서 있는 벌판의 한쪽 끝은 야트막한 산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등성이에서부터 이편 아래쪽까지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들이 심겨있었다. 경하는 인선이가 제주도에 있는 자신의 새에게 오늘 저녁까지는 꼭 가서 물을 줘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고 인선이는 경하에게 부탁을 하지 않았는데 꼭 오늘 갸야 한다는 말에 눈이 많이 내리는 저녁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간다. 다음 비행기는 결항이었다. 오늘 밤이면 도대체 몇 시까지인 거야? 언제까지 가야 되는 거야? 눈이 너무 많이 내리니까 버스 기사는 타이어에 체인을 단다 경하는 인선이 집인 듯한 곳에 내려서 걸어가지만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쉽게 찾을 수가 없다 겨우 도착한 인선이네 집 아마는 죽어있다 경하의 새를 묻어준다 인선이는 프리랜서 사진가이었으며 다큐멘터리 영화도 제작했었는데 그만두고 목수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엄마의 노환으로 제주도 고향에 내려간다 목공일을 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데 엄마는 치매로 돌아가시고 혼자 살다 목공방에서 전기톱으로 손가락이 잘려나가 서울로 수술을 하러 왔다. 제주도에 홀로 있을 새가 걱정이 돼서 인선은 경하에게 병원에 신분증을 가지고 와 달라고 한...

202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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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 소설] 곁에 남아 있는 사람

곁에 남아 있는 사람 임경선 임경선 작가님의 소설은 처음 접했다. 인스타피드에서 니트 스웨터를 입은 표지가 자꾸 올라왔지만 단편집이라 선뜻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거 같다. 그동안 대하소설과 톨스토이에 집중하느라 다양한 소설을 읽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읽을 책을 선택할 때는 작가도 중요하지만 편향된 독서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마음이 가는 작가가 있고 북 디자인도 무시하지를 못하는 거 같다. 읽을 책이 많은 건 좋은 거지만 그만큼 나에게 할애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정말 엄선해서 선택하려 한다. 간혹,나의 선택이 잘못되어서 읽다가 내려놓은 책이 더러 있다.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을 읽는 순간은 힐링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잘 쓰고 이야기를 더 해달라고 조르고 싶은 작가를 알게 되어 삶을 살아낼수 있는 힘을 주는 작품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 설렌다. 나는 저마다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고통을 품고 살아가는 강인하고 사랑스러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거 같다. 작가의 말 파혼을 하고 편하게 찾아간 친구에게 과거의 사랑을 고백 못 했던 자신의 솔직함에 반성을 하는 영미 그리고 또 한 번의 이별을 말하며 성숙해진다. 딸에게는 한없이 자상한 아빠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놓칠 수 없는 용기 있는 남자 영욱 가족의 반대에도 서울로 대학을 진학하여 낯선 도시에서 꿋꿋하게 이겨 내는 냉철한 워커홀릭 김소영 부장 주말부부...

202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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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작가 소설] 밝은 밤

밝은 밤 문학동네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 볼 수 있는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넣어 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 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지. 밝은 밤 문학동네 14p 30대 지연이는 바람피운 남편과 이혼을 한 후 서울을 떠나 새로운 발령지인 희령으로 간다. 희령은 할머니가 사시는 곳이기도 하다. 밝은 밤 문학동네 할머니와 엄마는 연락을 안 하고 지낸다 지연이가 결혼식 때도 할머니는 오시지 않았다. 왜 할머니와 엄마는 멀어졌을까? 서로의 상처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할머니는 지연이를 보는 순간 증조모의 사진을 보여주신다. 지연이는 증조모가 자신과 많이 닮아 있음에 신기해한다. 그렇게 할머니는 지연이에게 과거를 술회한다. 밝은 밤 문학동네 증조모의 친한 친구였던 새비아주머니 새비 아저씨는 일본에 돈을 벌러 가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어린아이부터 많은 사람이 죽어 가는 모습을 보며 살아돌아온다. 하지만 감사할 수가 없다. 그 많은 희생자들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밝은 밤 문학동네 우리는 둥글고 푸른 배를 타고 컴컴한 바다를 떠돌다 대부분 백 년도 되지 않아 떠나야 한다. 그래서 어디로 가나. 나는 종종 그런 생각을 했다....

2021.07.27